5당 대선 후보들의 첫 TV토론가 열린 13일 법인세 인상 등 증세 문제가 핵심 경제 의제로 공방이 벌어졌다.
대기업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만 '반대'입장이고 네 후보가 대체로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사안이다.
한국기자협회·SBS 초청으로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이 많은 대기업으로부터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야기하는 '중부담 중복지'의 중부담이란 법인세 인상만 말하는 게 아니라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 재산세나 부유세 같은 부분, 그리고 필요하다면 부가가치세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부가가치세는 역진적인 것이라 마지막으로 검토한다"며 "다양한 세금인상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얘기했다가 박근혜 정부에 혼났다. 대통령 선거 때는 아무말도 안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담뱃세 올리고 (국민들에게) 혼났다"며 "문재인, 안철수 후보들이 주장하는 많은 복지, 노동, 교육 프로그램들 어디서 재원을 가져올 건가. 법인세 인상, 증세에 대한 솔직한 답변 없이는 집권 후에는 공약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후보들이) 말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증세입장과 관련해 가장 왼쪽에 있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법인세 인상분이 6조가 채 안된다 30대 기업 사내유보금은 700조가 넘게 있는데 담뱃세 인상해서 2년 만에 많이 물었다"며 "서민들 호주머니 털어 대기업 금고 채우는 정책을 안 바꾸고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이번 공약에 증세 이야기는 아예 안 했다. 증세 없는 복지는 '박근혜 복지'가 아니냐"고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렇지 않다. 법인세 과표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 한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법인세 명목세율 25% 인상도 (공약에) 포함돼 있다"며 "우선 부자증세를 하고 고소득자, 그다음에 고액 상속·증여자들에 대한 과세 강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소득과세 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으로 제시해 국민 동의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증세를 해야 한다. '중부담 중복지'는 이미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순서가 있다. 국가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선 투명성 강화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반면 홍 후보는 친기업적인 정책노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비정규직만 채용하는 것은 노동유연성 때문"이라면서 "노동의 유연성도 확보하고 정규직을 많이 채용하는 기업에 법인세 인하를 연동시켜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기업의 R&D 역량을 강화하려면 감세정책이 나와야 한다. R&D 부분에 대해선 적극 감세정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 "유 후보 공약이 심상정 후보의 공약과 비슷해 놀랐다"며 "심 후보가 좌파 정치인이라는 것은 다 아는데 그렇게 공약 하고 우파라고 하는 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유 후보가 정책총괄팀으로 세금 줄이고 규제 없애고 나라 바로 세우자(줄푸세)고 공약했다. 지금 와서는 그걸 완전 뒤집었다. 유 후보가 정책적으로 배신한 게 아니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