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제재로 중국의 대(對)미국수출이 10%포인트 줄었을 땐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0.3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 수출이 특정 국가에 크게 의존할 경우 국지적인 통상분쟁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수출시장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발표한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언급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국 수입품에 45%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발언이 실제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향국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이 발생하면 양국의 소득과 내수가 감소하면서 우리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對)미국수출보다는 대(對)중국수출을 통해 더 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제재로 중국의 대(對)미국수출이 10%포인트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약 0.31%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對)미국 무역제재로 미국의 대(對)중국수출이 동일하게 줄었을 땐 한국 GDP는 약 0.0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중국, 미국 이외 국가의 소득감소를 감안하거나 통상분쟁의 영향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며 확대될 경우 한국의 GDP 하락은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비해 수출시장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이에 "세계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리 수출이 양국에 크게 의존하는 데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인도 등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지 않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이 우리 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치적·경제적 논리를 사전에 준비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지 않도록 국제공조를 통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