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올해만큼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 전반이 점차 둔화되면서 올해(2.6%, 전망치)보다 경제성장률이 소폭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거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는 성장률에 발목을 변수로 남아 있다.
18일 KDI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됐다. 지난해 하반기(12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데는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전망에서다. KDI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구(IMF)는 세계경제가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와 내년에 2016년(3.1%)보다 소폭 높은 3%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둔화되면서 작년(2.8%)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은 2.5%로 예측됐다. 수출과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투자 전반이 점차 둔화되면서 올해보다 성장률이 소폭 떨어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설비투자는 작년(-2.3%)의 감소에서 증가(4.3%)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나, 설비투자 여건이 개선되지 못함에 따라 내년에는 1.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건설투자도 올해(10.7%)보다 낮은 2.3%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여력이 떨어지고 작년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와 내년에는 작년(2.5%)보다 낮은 2.0%와 2.1%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올해에 4.0% 증가한 후 내년에는 3.6%로 증가세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높은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상수지의 흑자폭은 올해(894억달러)보다 소폭 떨어진 834억달러는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 경제 회복의 위험요인이 있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거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다.
KDI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세계교역을 둔화시킴으로써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확대는 금융 불안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 투자성향 등을 약화시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는 이 과정에서 부채상환능력이 낮은 한계 가구, 기업 등 취약 부문이 빠르게 부실해졌을 때 외부 충격의 부정적 파급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