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대비하려면 은행에 돈 맡기지 마세요.”
오랫동안 시중은행 부동산 팀장 녹을 먹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가 강연 중에 꼭 하는 말이다.
20여전 필자가 은행에 다닐 때만 해도 예금을 많이 끌어오는 사람이 지점장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본격화되자 은행의 수익성을 위해 타 금융기관 상품까지 판매가 당연시되었다.
예금보다 대출, 대출보다는 펀드나 보험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결국에는 은행의 이익을 위해 일반적으로 수수료가 많이 나가는 상품을 팔다보니 고객들의 원금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하는게 다반사가 되었다.
1990년대말 은행에 입행했을 당시만해도 신용카드 만들어 달라는 민원을 거절하느라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에게까지 돈을 주면서까지 신용카드 발급을 권유하고 있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을 위해서다.
지금의 은행은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라 은행의 금고를 먼저 채우는 '약탈적 금융기관'으로 바뀐 것이다.
“애기 아빠가 은행에서 지점장으로 퇴직했는데 머리에 든건 많은데 제가 볼 때는 헛똑똑이인 것 같아요. 투자에 실패해 돈이 하나도 없어요.”
“은행에서 PB로 일했는데 투자해서 별로 재미 못 보았네요. 고객들에게만 은행상품 팔고 부동산에 꾸준히 투자한 동기는 지금은 30억짜리 상가주택가지고 있거든요.”
은행원 출신 고객들이 나와 상담하면 대개 하는 말이다. 즉 부동산이 아닌 본인이 가장 많이 안다는 마법에 걸려 조직에 충성하기 위해 펀드나 보험을 무더기로 가입하고 고객들에게도 추천한 것이다.
은행원 출신인 나도 한동안 “선진화된 투자법으로 무장된 금융이 이긴다”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사로잡혀 밤낮을 가리지않고 금융투자에 몰입했다. 결과는 항상 참담했다. 엄청남 돈을 날리고 얻은 결론은 금융에 직·간접투자하면 금융회사만 돈 벌고 거대자본과 고급정보로 무장된 외국인만 돈을 벌어간다는 것이다.
“은행에 가면 예금금리가 낮더라도 한글로 된 상품만 가입하세요. ”
“매년 이자까지 더해서 재예치하면 노후대비용으로 은행 예적금도 훌륭한 복리상품이고 안전한 상품이다.”
이렇게 애기하고 이자, 취득세 기회비용 등을 따지는 사람은 십중팔구 부동산투자를 하지 못한다. 본인머리만 믿고 결국에는 주식에 돈을 넣어 반토막을 곧잘 내고 반토막 상태에서도 손절매를 못한다. 우량주라고 생각하고 물타기를 지속해 반에 반토막을 내, 결국에는 원하지도 않은 장기 투자의 길로 들어선다.
부동산투자는 이성적이고 분석적인 머리보다는 감성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즉 남성보다 여성이 부동산 투자에 적합하다는 애기다. 남성은 100% 투자대상 부동산에 결점이 없어야 투자하지만 여성분들은 장점이 많으면 투자한다.
부동산을 사다 놓고 설령 오르지 않더라고 부동산 그 자체는 남아 있다. 즉 부동산 투자사기만 당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년째 부동산 폭락론 부르짖는 분들 대부분은 실전투자 경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뢰있는 기관의 자료를 인용, 도표까지 그려가면서 그들의 특기인 아파트만 분석하는 게 다반사다.
왜냐면 아파트 외에 상가나 토지, 창고 투자, 신축이나 리모델링 투자, 경매투자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실전 투자 능력이 부족한 이론가들이 분석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결론은 대부분 집값이 폭락하니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20년 주식 부동산 투자경험상 부동산 폭락론 부르짖고 금융투자에 몰두한 사람치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 못 봤다. 나는 20년이상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자산을 조금씩 늘려왔는데 부동산 폭락론자들 말이 맞다면 이미 잦은 부동산투자로 신용불량자가 되었어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