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디야커피가 커피전문점 업계의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출 최고치를 또 다시 갱신하며 국내 대표 토종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1535억원으로 전년도의 1355억원 대비 13.3%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도의 163억원보다 5억원 가량이 줄었다.
이같은 실적은 카페베네, 탐앤탐스 등 토종브랜드들이 모두 매출 감소와 적자로 고전한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외국계 브랜드인 스타벅스의 경우 업계 최초 매출 1조 클럽에 등극하며 호실적을 보였다. 매출은 29.6% 증가한 1조28억원, 영업이익은 81.2%나 급증한 85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토종브랜드의 경우 탐앤탐스는 연결기준 매출이 2.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무려 46.2%나 줄었다. 1세대 토종 브랜드인 카페베네 역시 연결기준 817.4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32.5%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133.5억원을 시현, 전년대비 17.3%나 적자가 확대되는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2015년 대비 매출 13.3%↑1535억원, 영업이익 3.4%↓ 158억원 시현
이디야는 스타벅스와 더불어 매년 매출 최대치를 갱신하는 등 동반 성장세를 펼치고 있어 국내 토종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다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게 '옥에 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신사옥 입주와 함께 커피연구소(이디야 커피랩)의 최신 설비 도입 및 베이커리 전문팀 구성 등으로 전년대비 연구개발비 약 5.1억원, 광고선전비 32억, 운반비 16억, 소모품비 12억원 등의 비용을 추가한 것이 수익성을 훼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신제품 개발과 매출 증가에 따른 물류비, 광고선전비 증가, 특히 지난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와 매년 실시중인 이디야 뮤직 페스타 초청 인원을 기존 2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 하고 유명 가수 등을 섭외하느라 약 15억원 가량을 추가 지출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항목 모두 현재보다 더 나은 영업여건 구축에 투입된 비용들이어서 그리 부정적 실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재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창립 15주년이라는 특수성과 더 나은 메뉴 개발을 위한 지출 등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나쁜 성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디야의 꾸준한 성장 비결에 대해 더 좋은 품질과 맛은 물론, 가성비까지 겸비한 커피를 만들기 위한 연구소 '이디야 커피랩'을 중심으로 한 전사적 노력, 스틱원두 커피 '비니스트'와 스틱 케익·에끌레어 등 베이커리 제품의 돌풍, 여기에 문창기 회장의 가맹점주 이익(매출) 증대를 위한 현장·상생경영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가성비 극대화 지속 성장 이끌 것"
◆…이디야 강남 신사옥(왼쪽)과 지난해 4월 매출 1조를 향한 비전 2020을 선포하고 있는 문창기 회장(오른쪽) 사진=이디야 제공
문 회장은 저성장, 불경기의 경제적인 악조건과 더욱 심화된 커피업계의 경쟁 속에서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매장 수 2000호점 돌파를 가장 큰 성과로 꼽으며, 이를 함께 한 임직원과 가맹점주, 이디야 메이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창기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가성비 극대화를 통해 이디야의 장점을 더욱 강화해, 가맹점주들에게 좋은 팔거리들을 제공할 것"이라며 "2017년에는 가성비 극대화에다 혁신을 더한 제품들을 통해 고객의 발걸음이 더욱 이디야로 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업계 맏형 스타벅스와 더불어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로서의 새 역사를 써가며 승승장구중인 이디야커피가 올해는 어떤 성적표를 내밀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