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지식에 밝은 납세자는 이의신청을 통해 국세청에 억울함을 호소해 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심적·물적 부담을 무릅쓰고 국세심판원으로 사건을 끌고 가서야 억울함을 털어 낼 수 있었다.
국세심판원은 29일 "최근 A씨가 '26년 재직동안의 특별공로를 인정받아 회사규정에 따라 기본퇴직금에 추가로 특별퇴직금을 받았는데, 과세당국이 이를 근로소득으로 봐 세금을 추징한 것은 억울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 심리결과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2년 12월 26년간 재직한 회사를 퇴직하면서 회사규정에 따라 근속기간에 따른 기본퇴직금 1억300여만원 외에 회사에 대한 특별공로를 인정받아 특별퇴직금으로 4600여만원을 따로 받았다.
이와 관련 회사는 A씨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특별퇴직금을 근로소득으로 봐 원천징수했지만, 세법지식에 밝은 A씨는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특별퇴직금을 근로소득에서 빼고 퇴직소득에 포함시켜 소득세 980여만원을 되돌려 받은 것.
이에 대해 과세관청은 A씨의 특별퇴직금은 근로소득으로 봐야한다며 지난해 7월 A씨에게 2002년 귀속 종합소득세 1240여만원을 추징했다.
현행 세법에선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공제혜택은 좁게 허용하지만 퇴직소득의 경우엔 소득의 50%를 퇴직소득공제로 인정하는 등 다양한 공제혜택이 주고 있다. 같은 소득이더라도 근로소득보다는 퇴직소득으로 분류되는 것이 납세자에게 유리한 셈.
심판원은 결정문(국심2004서3670, 2005.03.14)에서 "현행 소득세법에서 퇴직으로 인하여 받는 소득으로서 퇴직소득에 속하지 않는 퇴직위로금·퇴직공로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보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그러나 "퇴직수당·퇴직위로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가 회사의 불특정다수의 퇴직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급여지급규정·취업규칙 또는 노사합의에 의해 받는 것이라면 퇴직소득으로 보도록 세법은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판원은 "조사결과 A씨는 받은 특별퇴직금은 입사 이후 퇴직일까지 회사발전에 공적이 매우 크고 타의 모범이 된 점을 인정받았고, 이에 따라 회사의 퇴직금규정에 의해 이사회의 결의로 특별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국세청은 A씨의 특별퇴직금을 퇴직공로금으로 봐 근로소득으로 분류했지만, 회사규정에 따라 불특정다수의 일부에 지급된 것인 만큼 퇴직소득으로 봐야한다"며 "국세청은 A씨에게 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심판원의 이번 결정은 세법에 해박한 납세자도 안내도 되는 세금을 낸 후 돌려 받는데 많은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더욱이 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납세자는 권리주장도 못한 채 당연히 그냥 내고 말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국세청의 과세가 얼마만큼 신중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