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현 2000만원)을 낮추고 금융상품에 적용되는 비과세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근로소득은 종합과세가 되는데도 금융소득은 각종 비과세, 분리과세를 통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조세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지난달 29일 열린 (사)한국조세연구포험 2017 학술대회(설린 최명근 선생 10주기 기념)에 참석한 신승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금융·부동산실명제와 조세' 제하의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금융소득을 종합과세하는 이유는 소득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에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하던 이자소득, 배당소득을 종합소득과 합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2012년까지는 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이었지만 부부기준으로 8000만원까지 분리과세 될 수 있어 기준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2012년 말 소득세법을 손질하면서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2000만원으로 내렸다.
현재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를 반대하는 측은 "국내 저축,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유인을 감소시켜, 저축·투자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비과세·분리과세 항목을 활용한 '조세회피' 유인이 커질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납세협력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난 '세금차별'이라는 반대 의견이 거센 상태다. 저소득자들은 낮은 소득세율로 세금을 부담하기에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낮춰도 영향이 거의 없는데 반해, 높은 한계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일수록 금융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로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배당소득증대세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금융소득 등 자본소득에는 세금 부담을 줄이거나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더욱이 소득수준이 낮은 납세자의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는 소비세를 중과하는 정책을 견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2013년에 직장인 연말정산 소득세 증세, 2014년의 담뱃세 인상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근로소득자, 저소득자의 세금부담이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2011년 전체 세수(180조 2000억원)에서 근로소득세는 18조 8000억원 수준(10.4%)이었으나, 2015년에는 전체 세수(208조 2000억원) 중 28조 1000억원(13.5%)으로 뛰었다. 담뱃세도 2014년 약 7조원에서 지난 2년 간 5조원 이상 늘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향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와 더불어 실질적인 효과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금융상품 비과세 축소 등 전반적인 금융소득 과세 강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