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비 순이익17.7%↑…日환산 영업이익도 백만원 증가
버거킹이 지난 2월 각종 원가상승을 이유로 '와퍼' 등 8개 햄버거 제품 가격을 평균 3.5% 인상했으나 회사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사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가격 인상 때 각종 원가 부담이 늘고 있어 동일한 품질의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측 주장과는 달리 지난해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순이익률은 전년도에 비해 같거나 소폭 상승했고, 일평균 영업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와관련 "글로벌 브랜드답게 어느 항목에서 얼마만큼의 비용 부담이 증가해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는지 떳떳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뚜렷한 인상 근거 없이 가격을 올리는 비윤리적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거킹코리아가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버거킹의 지난해 매출(2016년 A)은 2531.6억원으로 전년도 2785.1억원 대비 9.1% 줄었고, 영업이익도 107.5억원으로 전년도 121.3억원 대비 11.4% 줄었고 순이익도 86.4억원에서 80.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 회사가 공시한 내용만 얼핏 보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버거킹이 공시한 영업실적이 2016년 1년의 실적이 아니라 2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319일만의 실적을 공표한 것이어서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버거킹이 실적 발표의 기준을 이렇게 바꾼 것은 지난해 4월 VOGO-BKR Investment Holdings로부터 이 회사 지분 100%를 인수, 새로 주인이 된 '컨비니언트푸드네트워크'(CFN)의 설립일(2017년 2월 16일)에 맞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2016년 한해 전체 매출은 3276.5억원으로 전년도 2785.1억원 대비 17.6% 늘었고, 순이익도 101.7억원을 시현해 전년도 86.4억원 대비 17.7%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영업이익 수치는 공개치 않아 전년도와 비교가 불가능해 아쉬움을 남겼다.
매출원가 판관비 반영된 실질이익은 늘어...비용부담 항목은 어디?
아울러 이번 가격인상은 전반적인 제반비용 상승부담에 따른 것으로, 100% 순쇠고기패티를 사용하는 버거킹은 동일한 품질의 메뉴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일부 메뉴가격만을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서 정확한 메뉴별 판매량 구성비와 8개 메뉴의 평균 인상률은 밝히지 않아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하지만 제품별로 최저 2.6%에서 최고 4.7%사이의 분포로, 이를 단순 평균한 인상률은 약 3.5%로 추정된다.
버거킹에서 밝힌 제품 가격 인상 사유는 과연 타당한 걸까?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지난해 순이익률과 영업이익률 등 손익관련 지표와 판관비 항목 등을 분석해 봤다.
일단 버거킹 측에서 공개한 영업수치(2016년 A)에 근거해 비교를 해보면 2016년 매출액대비 당기순이익률은 3.2%로 2015년의 3.1%에 비해 0.1% 포인트 호전됐다. 반면 원재료비, 판관비 등을 차감한 영업이익률은 4.2%로 2015년 4.4%와 비교해 약 0.2%P 악화됐다.
하지만 이 또한 2015년의 경우엔 1년 365일치 전부가, 2016년은 319일치만 반영된 것이어서 정확한 비교로 보기 어렵다.
그래서 영업일수를 감안한 일일평균으로 환산해본 결과 2015년은 0.33억원(121.3억/365일), 2016년은 0.34억원(107.5억원/319일)으로 분석돼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호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이 호전됐다는 것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총원가율이 개선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외에도 판관비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을 전년도와 비교해 봐도 회사 측에서 주장하는 비용 상승부담의 항목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2016년 전체의 판관비를 회사 측에서 제시치 않아 정확한 분석에 한계는 있다.
회사가 공시한 2016년 319일간의 판관비 항목과 수치를 2015년과 비교해 보면 인건비(급여 및 상여금), 임차료, 운반보관비, 수도광열비, 광고선전비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전년대비 금액이 줄었다. 이는 319일만의 수치로 인해 나타난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지난해 회계일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지출금액이 오히려 늘어난 항목들이 이 회사에 실질적인 비용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어느 항목이 증가했을까? 순증 금액 5억 이상인 항목을 보니 지급수수료와 감가상각비 등 단 2개로, 지급수수료는 2015년 68.36억원에서 96.18억원으로 약 27.8억원,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가 전년도 62.85억원에서 지난해 78.03억원으로 15.2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 순증분 15.2억원은 매출액대비 0.6%에 해당하는데다가 실제 현금 지출은 수반되지 않은 장부상의 비용에 불과해 실질적인 비용부담으로 볼 수 없어,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2%가 아닌 4.8%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재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비용부담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는 버거킹 측의 답변에 부합할 만한 항목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버거킹 측의 입장은 무엇일까?
버거킹 관계자는 “지난 2월 일부 메뉴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제반 비용 상승 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대표적인 것은 인건비의 상승으로, 201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으로 전년대비 7.3% 인상돼 매장 직원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는 그동안 누적돼온 비용 부담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올해 최저시급을 인상함에 따라 올 한해 매장 직원 인건비 상승이 예상돼 이를 선반영하고, 더불어 고객들에게 동일한 품질의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제반 비용 중 최저 시급을 적용받는 알바생 등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버거킹 측은 전체 제반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 등 구체적인 영업 수치는 대외비로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 왔으며, 아울러 최근 수년간 수익성이 호전되는 상황속에서도 인건비 등 원가상승 요인을 자체 흡수해보려는 의지도 일절 표명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패스트푸드는 소득수준이 낮아 구매력이 빈약한 학생들과 청년층의 한 끼 식사로 인기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그 가격이 적정한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뚜렷한 근거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등 회사의 자체 흡수노력은 도외시한 체 이들에게만 일방적인 부담을 씌우는 비윤리적인 행위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