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네 야당을 찾아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청와대와 국회간의 협치를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당 지도부를 예방한 자리에서 "앞으로 주요 외교·안보 사안이 발생하면, 야당과 대화를 꼭 하도록 하겠다. 상황도 자세히 설명하고 거기에 대한 야당의 의견도 듣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긴밀한 소통을 부탁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 실장이 예방한 자리에서 "외교안보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초당적 차원에서 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없다"면서도 "저희 입장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불안한 안보관을 갖고 임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 실장이)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정 실장은 오랜 외교관 경험과 의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교적인 균형은 물론,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을 통해 (정 실장이) 국제 정세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 실장은 "말씀하신 것처럼 외교안보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대통령께서도 모든 국정에 여야 협치를 강조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여야를 찾아뵙고 상황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정 실장에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국회에 책임을 던지듯 해결하려 하지 말고 책임지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국회에 사전에 충분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사드 문제는 결코 그런 식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단계, 과정마다 상당히 긴밀하게 국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정 실장은 "사드 문제는 풀어가는 과정마다 긴밀하게 국회와 협의하겠다"면서 "이전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사드 도입 과정의 절차적 문제는 결국 국회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 실장과 회동에서 "헌법에도 북한은 적이 아니라 군사적 대치관계이고, 대한민국의 일부이기에 교류협력도 필요하지만 여기에만 신경 쓰다가 북이 무력도발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국민의 우려도 십분 감안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정 실장은 "북한 문제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개발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추가 도발은 단호하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정 실장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선 "남북 긴장완화를 근본적인 대화로 빠른 시일 내 복원하겠다"면서도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에 대한 제재를 국제사회가 공조하고 있기에 이를 훼손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남북관계 (복원)을 조심스럽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심 대표는 "국제정치라는 장기판에서 위치를 잡지 못하니 졸로 전락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한반도 문제가 다뤄지는데 정작 우리의 의제가 없다는 것이 외교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휴가를 내 예방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