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야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문재인 정부의 일명 '일자리 추경'을 두고 공무원 일자리만 늘린다며 매섭게 비판했다.
야당은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언급을 두고서는 문재인 정부와 정책 기조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복지 포퓰리즘'과 관련한 과거 발언도 문제 삼았다. 김 후보자는 법인세 인상과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편성한 추경 예산안은 일자리와 무관하다. 근거없는, 조건이 안 되는 추경예산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꽃다발 추경"이라고 지적했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공무원 한 사람을 늘리는 것이 정말 어렵다. 안행부 조직실에 가서 여러차례 설명하고 기재부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일"이라며 "각 부처에 필요한 인원을 수요 조사를 해서 공무원을 증원해야지, 일방적으로 1만명을 늘리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에 낸 추경안은 절차를 다 거쳐서 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공공부문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지) 수요조사를 했다"며 "공공일자리 만드는 것이 (일자리 문제 해결의) 완성이 아니다. 성패의 관건은 민간 일자리"라고 답변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민간 위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국민 혈세로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현 정부의 목표는 아닐 것"이라며 "김 후보자는 과거 쓴 칼럼에서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표현했다. 경직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무원 사회의 특징을 말해준 것인데, 개혁해야 할 부분은 놔두고 (공무원 일자리만) 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공공부문의 철밥통 내지는 기득권, 카르텔은 분명하게 개혁을 해야한다"며 "다만 추경 문제는 워낙 고용절벽에 에코붐 세대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민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재정적인 역할로 봤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혁신성장을 두고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김 후보자 모두발언에서는 이에 대한 발언이 없고 '혁신성장'만 말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이 성장 해법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은 우리 경제의 난제를 푸는데 중요하다"며 "소득이나 임금을 높여서 내수를 진작한다는 측면"이라며 "추경 등 일자리 문제가 (강조되다 보니)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혁신성장이다. 기업 기살리기, 구조개혁 문제, 생산성 향상 문제들이 같이 가야한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법인세 인상·종부세 강화 신중해야"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법인세 인상과 보유세 강화 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법인세는 조세 감면과 비과세 감면 등 다른 측면 모든 것을 고려한 뒤에 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기본적으로 계승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 때 실시한 종합부동산세제 등 세금정책도 계승할 것이냐"고 질의한데 대해 김 후보자는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선 "지금 세정당국 입장에서는 내년에 시행하기에 준비를 하고 있으나, 종교인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종교인 과세는 내년 시행 예정이었지만 김진표 국정자문기획위원장이 2년 더 유예하자며 관련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
근로소득자 면세비율 축소와 관련해 이 의원이 "과반이 되는 사람(근로자)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은 선진세제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그렇다"며 동의했다.
총 급여가 2000만원이 넘는 근로자에 대해 최저한의 세금을 내도록 해야지 않겠냐는 물음에는 "개세주의로 해서 세원을 넓히는 것은 동감한다"며 "다만 저소득층 세부담 문제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분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 포퓰리즘' 과거 발언 논란
김 후보자가 과거에 했던 발언이 현 정부의 기조에 맞지 않는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포퓰리즘에 따르는 예산을 요구하는 부처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며 "사병 월급을 인상한다면 국가가 재정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병 월급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과거 김 후보자의 발언과) 모순되지 않느냐"라고 문제 삼았고 김 후보자는 김 후보자는 "당시 발언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제가 맡은 일에 대해 얘기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병국 의원 역시 "김 후보자는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 우려를 많이 했다"며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지원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당시 '재벌의 손자까지도 정부가 교육비를 대주는 것은 복지 과잉'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당시 경기가 개선돼 세금이 늘어나고 지방재정교부금이 많아지니 누리교육 과정에 대한 재정부담을 교육청이 해야 한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누리과정 재정부담을 중앙에서 하겠다고 했다"며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김 후보자가 "재정여건과 국회 합의 정신을 존중해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정 의원은 "입장정리가 안 되고 있다. 사사건건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