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7일 오전 진행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은 강 후보자의 UN 경험과 다자간 외교 역량과 여성으로서 최초로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오른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특히 야당 청문위원들은 강 후보자 어머니의 연립주택 가격 과소신고 문제와 남편의 거제도 별장 불법 건축 및 자녀 명의로 구입된 해운대 콘도미니움 등 세금탈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 '역량' 강조…여성·유엔 경험·다자간 외교 전문가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일부 야당 청문위원들은 강 후보자가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오른 점, UN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의장을 맡은 점, 우리나라 외교부에서는 드문 다자간 외교 전문가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과거 UN을 방문해서 강 후보자를 만났을 때 우리나라 여성이 그런 고위직에 있으면서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반가웠다"며 "이번에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유엔여성지위위원회는 보통은 각국 대사들이 맡는 굉장한 자리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후보자는 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시절인 2005년에 의장을 맡았는데, 어떻게 그런 큰 직책을 맡을 수 있었나"라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의장을 맡기 전인 2003년과 2004년 부의장을 맡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역량을 좋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여성이고, 비고시출신으로서 외교부장관 후보에 임명됐다"며 "강 후보자는 통상적으로 양자외교를 주로 하는 대사관 근무보다는 UN이라는 다자외교 무대에서 활약한 점이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원들은 역량 검증차원에서 북핵과 위안부 합의, 사드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집중적으로 물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했다"며 "후보자의 경험, 식견에 비춰봤을 때 북미 직접대화의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강 후보자는 "(북미간 직접 대화와 관련해서) 많은 접촉이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UN 주변에서도 그런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추가적 접촉이 필요하면 기회를 모색하며 여건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북핵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참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해법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북한 인민들이 남한과 대치하는 것이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때까지 교류해야 한다고 본다. 강 후보자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강 후보자는 "북핵 미사일 능력은 완성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 제재가 더욱 엄중해졌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협의가 더욱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무장을 강화하면 경제적,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지만, 대화의 길을 택한다면 안전과 경제발전이 보장될 수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메시지 전달과 대화를 통해 북한 태도 변화를 유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안부 협상 재합의를 묻는 설 의원의 질문에 대해 "과연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으로 도출해 낸 합의서인지, 역사의 교훈을 수용한 합의서인지 의문"이라며 "위안부 합의서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합의를 지켜가야 하는게 국제사회의 관행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내부에서 정부와 위안부 할머니들, 국민들의 지혜를 모아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 협상 당시 외교문서 공개와 협상에 임했던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추궁에 대해 묻는 바른정당 정양석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위안부 협상과 관련한 외교문서 공개는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며 "관련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추궁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밝혔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사드배치와 관련된 절차상 하자와 중국과의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한중간 사드 관련 인식의 차이가 분명히 있으며, 인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다양한 경로의 소통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통화와 특사파견을 통해 사드는 방어적인 조치이며, 중국의 경제제재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와 관련해 중국과의 인식차이를 좁히기 위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질의에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 '의혹' 추궁…봉천동 연립주택·거제도 별장·해운대 콘도 =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주로 부동산 투기와 이에 따른 세금탈루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후보자가 봉천동 연립주택 3채를 취득한 날이 2004년 7월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달 뒤 매각을 했다"며 "당시 소득세법 96조에 따르면 1년 이내 매각시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증거자료에 따르면 후보자는 실거래가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매수자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채권최고액이 1억3000만원인데 매매신고는 7~8000만원으로 했다. 많은 금액을 축소신고해서 세금을 탈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2004년 당시 나는 미국에서 뉴욕주한대표부에 근무중이었다"며 "연립주택은 내 소유였지만,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연립주택에는 4가구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이웃 중 한 분이 재건축을 하자고 해서 건축업자를 통해 재건축을 하면서 8채를 새로 지었다고 한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대표 이름이 필요해서 어머니의 제안으로 내가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매매대금은 시공자가 건축비로 충당하기 위해 직접 받아갔다고 한다"며 "시공회사와 매수자가 직접 거래를 했기 때문에 축소신고 부분은 내 어머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연립주택 가격 축소 의혹에 대해 "실거래가보다 낮춰서 신고하는 것을 법으로 명백하게 금지하는 것은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연립주택 매매 계약은 언제 있었던 일인가"라고 물었고 강 후보자는 "2004년"이라고 답해 실증법 위반이 아님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후보자 딸 명의로 구입됐던 해운대 콘도미니엄이 남편 명의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며 "봉천동 연립주택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부분들은 탈루가 아니라 탈세다. 유엔에 근무해서 몰랐다는 것은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의 거제도 별장은 애초에 토지가 종교시설용이어서 별장을 못 짓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별장을 지을 수 있었다"며 "또한 남편이 별장 근처 거제도 해변 인근 토지 5000평을 자녀 명의로 구입했다. 이것은 향후에 개발을 해서 재산증식을 하겠다는 용도로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별장 건축과정 등 진행상황을 몰라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며 "남편 설명으로는 은퇴 후 윤택하게 지내려고 나무를 심기 위해 임야를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토지를 아이들 명의로 한 것은 아이들이 자주 내려와서 같이 지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