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13일 여야를 상대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정국이 풀리지 않을 때에는 역시 소통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협치 정국을 만들기 위해 남은 임기 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정 의장은 "전날(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 것은 국회를 존중하고 협치를 하고자하는 것"이라며 "각 정당들도 국민을 섬기자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협치가)잘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을 돌이켜보면 과거 구여권에서 10년 동안 국정을 담당했고, 또 여권에서 10년 동안 국정을 담당하는 등 그야말로 역지사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는 대한민국에서 영원한 여당과 야당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때문에)여당이든 야당이든 한 걸음씩 물러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협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여당은 과거 야당 시절에 했던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거나, 또 야당은 여당 시절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180도 다른 행동으로는 협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의장은 "점차 각 당이 (여야의)역할이나 정당을 운영하는 행태, 국회에서의 태도 등 이런 부분들이 잘 조정되어 가면 대한민국의 협치가 발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 의장은 난항을 겪고 있는 인사청문회와 개헌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펼쳤다.
특히 정 의장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직권상정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국회는 국회법과 관행에 따라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정 의장은 "이런 사태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며 "국회는 관행과 국회법을 참고해야 한다. 또 아직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는데 그 안건을 직권 상정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헌에 대해 정 의장은 "개헌은 중앙 권력이 지방에 이양한다는 의견이 중심이 될 것이고 다만 권력구조를 대통령제냐 분권형 대통령제인 내각제로 하느냐에 차이"라며 "이 문제는 국회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4당 혹은 5당이 합의한 결과를 존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다만 분권이 기본이다. 분권이 되지 않은 개헌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개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해 정 의장은 "6년차에 접어든 국회선진화법을 평가해보면 상당히 박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국회선진화법이 없던 것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의장은 "(국회선진화법이) 식물국회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내부에서도 높다"며 "국회선진화법은 존치하되 약간의 손질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정 의장은 "국회선진화법은 사실 양당제를 염두에 두고 만든 법"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다당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몸에 맞지 않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장은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유한국당이 불참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