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 로고 : 정의의 여신상
객석과 구분된 무도장은 없지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음향시설과 조명장치가 설치돼 있어 술을 마시면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됐다면 과세유흥장소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낸 개별소비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가 운영하는 주점에는 음향시설과 조명장치가 설치돼 있고, 손님이 술을 마시면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됐다"며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A씨는 종로구 관철동에서 가요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세청은 A씨의 사업장에 대한 현장확인 결과 이 사업장에 별도로 설치된 무도장은 확인되지 않으나 테이블 사이의 공간에 다수인이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음향시설과 조명시설이 갖춰져 있어 개별소비세법상의 '과세유흥장소'에 해당한다며 과세했다.
그러나 A씨는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인 '과세유흥장소'에 해당하려면 고객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사업장의 주된 영업형태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규모로 객석과 구분된 무도장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런데 이 사업장에서는 1980~90년대 인기 대중가요를 재생해 고객들이 이를 따라 부르는 등으로 즐기면서 술을 마시는 '노래 호프'라는 형태의 영업을 했을 뿐, 고객들로 하여금 춤을 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된 영업형태로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씨는 또 "이 사업장 내에는 별도로 설치된 무도장이 없고, 디제이 박스와 테이블 사이의 공간은 협소하고 테이블이 설치된 공간과 구분돼 있지 않아 이를 무도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음향시설 역시 춤이 아닌 노래 호프라는 형태의 영업을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의 사업장이 "개별소비세법상의 '과세유흥장소'에 해당하며,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이 사업장의 홀에는 디제이가 음악을 트는 공간인 디제이 박스가 존재하고, 디제이 박스와 테이블 사이에 약 20미터의 빈 공간이 존재하며, 여러 대의 스피커 등 음향시설과 싸이키 조명과 우주볼 등 조명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업장을 찾은 손님들이 디제이 박스와 테이블 사이의 빈 공간 및 테이블 사이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이 사업장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서 확인되고, 다수의 방문 후기에서도 술을 마시며 춤을 출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디제이들이 이 사업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스피커를 통해 댄스 음악을 반복적으로 틀고, 어두운 상태에서 춤을 추는 손님들에게 조명을 비추는 등 이 사업장 내 음향시설과 조명장치가 손님들이 춤을 추는 것을 유도하거나 춤을 출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개별소비세 과세대상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지방세법상 재산세 중과대상인 유흥주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인 '객석과 구분되어 설치된 무도장이 그 사업장 내에서 차지하는 면적' 등이 고려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며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6구합84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