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관련 재판에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사진: 더 팩트>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합병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21일 홍 전 본부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관계자가 투자위원회 회의 직전인 2015년 7월 7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이 부회장과 김종중 당시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등 삼성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반드시 합병이 성사되게끔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면담 경위에 대해 홍 전 본부장은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 CEO와 논의하면서 합병비율, 중간배당 등 현안에 만족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최고의사결정권자를 만나 설명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면담하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자리가 '찬성'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홍 전 본부장은 말했다.
홍 전 본부장은 "이 부회장이 합병비율의 플랜B에 대해 묻는다면 플랜B는 없다"면서 "이 정도 대가와 노력을 치르고 또 한번 합병을 추진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이 반드시 합병이 성사되게끔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이 홍 전 본부장의 증언이다.
더불어 면담시 합병 안건 찬성을 얻기 위해 연1회 연금관계자와 면담, 거버넌스 위원회 추진 등을 이 부회장이 제시했다고 홍 전 본부장은 진술했다.
이같은 이 부회장의 요청에 '합병비율 조정', '중간배당'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반대하기는 힘들었다고 홍 전 본부장은 털어놨다.
한편, 오후부터 진행된 신문에서는 이 부회장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되면서 당시 합병의 합당성을 피력했다.
이 부회장 측은 홍 전 본부장에게 합병에 찬성한 근거를 따져 물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연금이 합병의 캐스팅보트라는 이야길 듣는데 연금의 반대로 무산되면 지분가치 하락으로 기금 자산 증식을 저해해 비난 받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고, 홍 전 본부장은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 측은 "삼성물산의 사업성 악화를 감안하면 합병이 늦어질 경우 주가가 더욱 떨어지고 물산 주식을 많이 보유한 연금의 입장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합병 찬성이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