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
'포럼 더 스페이스'(공동대표 정흥태·정홍섭)는 지난 22일 부산 동구 락앤웍 초량점에서 김우림 박사를 초청, '조선시대 사대부 무덤이야기'라는 주제로 제6차 포럼을 개최했다.
6번째 '포럼 더 스페이스' 연사로 나선 김우림 박사는 고려대에서 학·석사를 거쳐 박사학위(민속학)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학예사·학예과장을 거쳐 서울역사박물관장, 울산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장으로 있으며 이 분야에 최고 전문가다.
김 박사는 "조선시대 무덤은 다양한 문화요소가 융합돼 있어 그 시대 사람의 종교관, 성리학, 풍수지리설·음양론 등 다양한 정신세계,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의 질서 등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시대 사대부 무덤 양식이 전통적으로 벽돌을 쌓아 무덤을 만드는 '석실묘'를 사용했다"며 "인력과 자원의 낭비가 크다고 판단한 조선 왕실은 태종 6년부터 석실 대신 회(灰)를 써서 무덤을 만들도록 권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임진왜란 이후 성곽 등을 복구하느라 회가 부족해지자 회가 덜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무덤은 피장자(被葬者)의 신분의 따라 능(陵)·원(園)·묘(墓)로 크게 구분한다"며 "왕과 왕비의 무덤을 능, 왕세자·왕세자비 및 왕의 종친(宗親)의 무덤을 원·능원에 해당하지 않는 사대부(士大夫) 및 서인(庶人)의 무덤을 묘라고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16세기 중반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사대부 여성의 미라를 발굴 현장에서 목곽 주위를 회로 채워 방수·방진된 회격묘 안의 내관(목관)을 덮은 명정(銘旌)에는 '의인여흥이씨지구(宜人驪興李氏之柩)'라고 쓰여 있었다. '의인'은 조선시대 정·종6품 품계를 받은 문·무관의 부인에게 내려 준 호칭이다. 관 내부와 관 주위에서 백자유개호와 운아삽 4개, 목제빗 2점, 뒤꽂이, 가위 등 유물 10여점이 출토됐다.
특히 구름과 아(亞)자 모양을 그린 나무틀로 목곽과 목관 사이에 집어넣어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지녔던 것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강의에 참가한 회원들은 "'미라'라고 하면 흔히 아마포로 칭칭 감싼 이집트 미라를 떠올리는데 하지만 국내에서도 여러 구의 미라가 발견됐다고 해 많이 놀랐다"며 "무덤도 신분과 경제력에 따라 다르고 왕실은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 등 시대에 따라 변화에 놀랐다”며 “유익한 시간을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정흥태(인당의료재단 이사장) 공동대표는 "조선시대 묘제(墓制)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는 막연한 인식이 있는데 실제론 끊임없는 변화와 무덤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순 지식을 습득하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현장에서 더 경험이 많은 강사님을 모시고 미래 지식 공간포럼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럼 더 스페이스'는 지난 1월 11일 창립해 매월 1회 특강을 실시하며, 현재 100여 명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