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 1호인 '일자리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공방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그간 야당을 상대로 협치를 강조하며 '낮은 자세'로 일관했던 민주당은 최근 들어 자유한국당을 향해 '대선불복 정당', '구태정당'이라고 규정하며 강경 태도로 선회하고 있다.
여당의 이런 태도 변화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유한국당이 추경 심사는커녕 논의조차 거부한 것을 계기로 인내심을 발휘하기에는 한계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집권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오늘날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을 만든 주범"이라며 "오로지 문재인 정부 방해에만 전력을 다하는 자유한국당 행태는 구태정당, 묻지마 발목잡기"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자유한국당은 즉각 추경 심의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추경 처리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배신하지 말아야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야 4당 원내대표간 합의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뜻은 국회를 무제한 마비시키고 정부를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야당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는 책임전가에 불과하다"고 응수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원내대표가) 대선 불복이라고 하는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추경 반대를 두고 대선 불복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하는 것은 지나치고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런 식으로 어떻게 협치가 가능할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당간에도 삼가해야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극단적인 적대감의 표현이라든지, 상대방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런 사고방식이 깔린 발언들이 이어지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