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대형증권사 IB업무 수익기여도는 미미"
최근 증권사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국내증권사의 전체 자기자본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상위 5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총 자기자본은 45조7천억원으로, 2010년 말 대비 11조3000억원(33.0%)이 늘었다 .
상위 5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23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조5000억원 증가해 79.1%의 증가률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54개 증권사 중 대형 증권사 5곳이 증가분의 92.9%를 이끈 것이다.
이 기간 대형증권사의 전체 증권사 대비 자기자본 비중은 38.4%에서 51.7%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사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설립이 추진되면서 대형증권사 비중은 43.8%에서 51.3%로 크게 뛰었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형증권사의 수익구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3년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기업신용공여,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신규업무가 허용됐고 지난해에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에게 발행어음 등의 업무 허용을 추진하면서 대형증권사의 유상증자와 인수합병(M&A)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3월 현재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증권사들이 대형화되면서 수익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특히 증권사간 경쟁심화에 따라 위탁매매수수료율이 감소하고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 대금도 줄면서 2011년 9월 71.9%였던 수탁수수료 비중은 작년 말 36.0%까지 하락했다.
증권사의 수익비중을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증권사로 구분해보면 대형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 비중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증권사의 경우 올해 3월 기준 자기매매 42.2%, 위탁매매 33.6%, IB부문 12.3%의 수익 비중을 나타냈다. 2013년보다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16.1%p 감소하고 자기매매와 IB부문 수익은 9.0%p, 5.4%p 증가했다.
중소형증권사는 위탁매매가 32.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자기매매 31.4%, IB부문 18.7% 순이었다. IB부문 수익 비중은 5.5%p 늘었지만 위탁매매 수익 비중은 10.9%p 감소했다.
박 연구원은 "2013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에 신규업무가 허용됐으나 대형증권사의 신규업무 수익기여도는 기업신용업무 5% 내외, 프라임브로커리지 1% 미만으로 미미하다"며 "해외 주요 IB의 IB업무 수익비중은 50∼60%이지만 국내 대형 증권사의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발표된 초대형 IB육성방안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이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가지게 된 만큼 업무 영역 확대와 이를 통한 수익 다변화,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