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 아파트 1채만 갖고 있던 A씨는 아파트를 1채 더 구입해 영유아보육법 관련규정에 따라 보육시설로 지정받아 '가정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이후 A씨는 원래 살고 있던 집을 팔면서 '1세대1주택 비과세' 요건에 해당한다며 비과세로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의 가정 어린이집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자신을 1주택자로 믿었던 A씨는 국세청의 과세논리가 선뜻 이해가지 않았다.
가정(아파트)어린이집을 보유한 2주택자들이 울상이다.
가정어린이집이 사업장이 아닌 주택으로 분류되면서 자신이 보유한 집 한 채를 팔았을 때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은 영유아교육법이 따라 거주가 제한되어 있고, 주택으로 사용할 수도 없어 보유 주택 수에 포함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상당하다.
정부도 가정어린이집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주택을 판단하는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남아 있어 쉽사리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초 발표되는 '2017년 세법개정안'에 1세대1주택 보유 주택 수를 산정할 때 가정어린이집을 제외하는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심도 있는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에서 주택으로 구분하는 잣대는 실제 용도를 어떻게 사용했느냐다.
건물 공부상의 용도 구분에 관계없이 사실상 주거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소리다. 그런데 하나의 '단서'가 더 붙는다. '언제든지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경우엔 주거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했더라도 주택으로 판단하고 있다.
1세대1주택 보유 주택을 계산할 때 가정어린이집을 제외하는 여부를 가른 대법원 판결(2005년)이 있었다. 가정어린이집을 실제 주택이 아닌 어린이집의 용도로만 사용했음에도, 제3자에게 언제든 주택으로 양도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국세청의 과세논리는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유사한 사건을 두고 조세심판원도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하며 기각(조심 2016전2425) 판정을 내린바 있다.
사실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보육업계 입장에선 억울할 만하다. 기존 아파트의 구조와 다르게 주방은 사무실로 개조하고, 욕실과 화장실을 유아용 변기·세면대를 설치하는 등 오로지 어린이집 용도로만 쓸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어 놓고도 주택이란 딱지를 떼지 못해서다.
조세심판원에서도 납세자가 피해를 보고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타 어린이집(국공립어린이집, 직장어린이집)과 동일하게 가정어린이집도 1세대1주택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세법개정 건의서를 기재부에 제출했다.
가정어린이집을 보유한 세대도 일반 주택을 팔 때 비과세 적용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장기가정어린이집 등 일부 요건을 충족했을 때를 단서로 달았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결과물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정어린이집과 관련한 주택 여부는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