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내년 5월로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1년여 앞두고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과시성 행사와 지방공무원들의 줄서기, 인·허가업무 등 자치행정의 고질적 병폐를 근본적으로 시정하기 위한 대대적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은 특히 지자체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특별조사국 직원 30명을 오는 5월부터 1년간 지방에 상주시켜 직무감찰활동을 강화하고, 오는 6월에는 300여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 전부를 대상으로 예산집행실태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의 공직기강을 잡기 위해 30여명을 1년간 지방에 상주시키거나, 총 300여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감사원 하복동 기획관리실장은 18일 "지난 1995년 시작된 민선자치제가 올해로 시행 10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근거없는 부담금·음성적 협찬을 요구하는 관행이나 자치단체장의 홍보성·전시성 행사로 인한 예산낭비 등 파행운영이 줄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배경과 관련 하 실장은 "내년 실시될 지방선거에 편승한 지방공무원들의 유력인사 줄서기와 불법·탈법행위 방치 등 기강해이가 예상되는 시점"이라며 "강도 높은 감사로 지방행정의 파행운영을 예방하고,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5월부터 특별조사국 인력 30명으로 T/F팀을 편성한 뒤 중부·충청·호남·영남권 등 4개 권역에 상주시켜, 편파인사나 유력인사 줄서기 등 공직자 편가르기와 특정후보의 치적홍보 및 선심성 예산집행 등 선거 개입행위 등을 밀착 감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하 실장은 "이번 상주감시활동은 내년 5월의 지방선거 때까지 1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선관위 등 유관기관의 정보 활용 및 합동점검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오는 6월에는 시·도 및 시·군·구 등 250개 지방자치단체 전부를 대상으로 감사인력 300여 명을 집중 투입, ▲법적 근거 없는 부담금 부과 ▲협찬·기부요구 등 주민부담 가중 ▲선심성·전시성 예산집행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모성 행사 ▲중복투자 등 예산낭비 ▲선거를 의식한 사회단체·민간인 등에 대한 특혜·편법지원 ▲자치단체장의 인사전횡 및 방만한 조직운용 여부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되, 수범공직자를 적극 발굴해 지방공직자의 사기도 진작시킬 예정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와는 별도로 18일 서울특별시에 대한 감사를 시작으로, 충북·전남·경남·강원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기관운영감사도 병행한다.
감사원은 기관운영감사에 20-40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예산편성·집행 등에 대한 재무감사 외에 조직·인사, 각종 인·허가, 시책사업 등 주요 업무처리실태를 종합적·체계적으로 감사하며, 각종 비위와 부조리 행위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예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이번 서울시에 대한 감사에서 청계천 사업에 대한 타당성 감사와 함께, 지난해 불거졌던 관제데모 논란과 관련해 불법예산이 투입됐는지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