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집권 5년 동안 재정지출의 방향을 일자리 늘리기, 소득주도 성장에 초점을 둔다. 저성장,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2017~2021년)'에 따르면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기반 마련 분야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패러다임이 사람중심 지속 성장 경제로 전환된데 따른 조치다.
우선 일자리 분야는 적극적인 노동시장에 대한 재정투자를 총지출 증가율 이상으로 지속 확대하고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사업에 투자도 늘린다.
일자리 사업이 포함된 보건·복지·고용 관련 지출은 2017년 129조5000억원에서 2018년 146조2000억원, 2019년 159조4000억원, 2020년 172조7000억원, 2012년 188조40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난다.
연간 지출의 증가율은 평균 9.8%로, 전(全) 분야에서 가장 높다.
또 청년구직촉진수당(3개월, 30만원)으로 구직활동의 부담을 덜어주고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확대(2년 만기 적립금 1200→1600만원)하면서 취업과 장기근속 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여성·노인·장애인 등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를 2배로 확대·유지하고 아빠육아 휴직보너스 급여 인상한다. 60세 이상 고용연장지원을 연장하고 단가인상을 추진하며, 장애인고용 장려금 인상·보조공학기기 등을 확대해 장애인 근로환경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취약계층별로 소득지원 체계 기반을 늘린다. 기초·장애인연금을 내년 월 25만원,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단계적인 인상을 하고 노인과 중증장애인, 주거급여 등을 중심으로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낮춘다.
서민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공공임대주택을 5년간 85만호 공급하고 청년·신혼가구 등에 대해선 청년셰어하우스, 역세권 청년주택, 신혼부부 매입임대 등의 지원책도 내놓는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30%를 신혼부부에게 우선공급하고, 0~5세 아동 대상으로 아동수당 월 10만원을 내년부터 지급한다.
교육 분야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누리과정 지원 예산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고, 대학등록금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고등학생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교육관련 사업에는 내년 64조1000억원이 쓰일 예정인데, 올해보다 6조7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4차 산업혁명 대비 R&D 지원…농업 체질 개선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기초연구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R&D 투자의 효과 검증에 들어간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 핵심기술(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과 기존 기술·산업의 융합 R&D에 대한 투자로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창업·벤처 지원 등 R&D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R&D 지출의 효과성도 따진다. 올해 R&D 관련 지출은 19조5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000억원을 더 올렸다. 정부는 장기계속사업에 대한 일몰제를 실시하고, 이미 구축된 R&D 장비·시설, 대형 R&D 사업에 대한 관리도 꼼꼼히 하기로 했다.
농어업이 지속가능하도록 기반도 만든다. 농어업·농어촌 ICT융복합 확산 등의 조치로 스마트 농어업을 더 늘리고 청년농어업인 영농정착지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AI 상시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근본적 방역대책도 마련한다.
또 쌀 생산 조정제, 채소가격 안정제 등 수급안정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자연재해 발생에 따른 농어업인 경영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농어업 재해보험 보장성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SOC 사업은 지속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내년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4조4000억원이나 줄인 17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는 신규사업은 최소화하고, 고규격·과잉설계를 지양하고, 신설·확장보단 기존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SOC 지출은 내년 이후에도 2019년 17조, 2020년 16조5000억원, 2012년 16조2000억원으로 매년 깎일 전망이다.
또 수출 주체, 품목 시장 등 수출구조 혁신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중소제조기업의 제조혁신을 통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기로 했다.
계속되는 北 위협…방위력 개선에 돈 더 푼다
안전·안보 분야의 예산은 매년 늘린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방위력 개선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재해예방 인프라를 더 확대시키기 위함이다.
내년 국방 관련 지출액은 43조1000억원으로 2021년까지 50조원 수준(50조4000억원)으로 올린다.
그동안 우리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준비해 온 K2(Kill Chain, KAMD) 사업의 조기 전력화를 위한 예산을 투입한다. 작전시설을 보강하거나 적정 군수지원을 통해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기로 했다.
병사들의 월급, 급식단가를 올리고, 군 의료서비스의 수준도 높인다.
전략무기 및 신무기체계에 국방 R&D 연구역량을 높이고, 사업타당성조사, 총사업지관리 강화는 조치로 예산낭비를 줄이기로 했다.
공공질서·안전 분야의 내년 지출은 18조9000억원이다. 이 재원은 수사, 공소유지, 공판, 협집행 등 일련의 형사·사법 활동에 필요한 인적·물적 소요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과학수사나 사이버수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데 쓰인다.
또 경제력 등으로 인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선변호, 법률구조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한다. 재난 취역지역의 시급한 보수·보강을 위해 재해예방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환경 분야에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는데 재정이 쓰인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은 감축수단에 중점적으로 투자된다. 노후화물차 등을 조기폐차하거나 사업장·생활 주변 미세먼지 배출량 저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외교센터를 설립해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적 소통의 채널을 만들고, 청년 기업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백신 보급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업 참여를 확대하는 ODA를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