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은 임시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전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임시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0.25%p 내린 뒤 14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한은은 그동안 경제상황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내세우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중국과의 교역 여건 악화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로 상황이 급변했다.
금융시장에서도 불확실성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지난 16∼21일 금융투자협회가 74개 기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 99%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북한 미사일 도발로 북핵 리스크가 급부상한 영향 등 외부적인 영향이 컸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는 북핵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등으로 불활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리스크는 지금도 진행중이며 더 확대될 가능성과 방향성 예측도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하방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대외 여건의 전개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에 따라 주가, 환율, 장기 시장금리가 등락을 거듭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가능성도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줬다. 지난 주말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와 관련해서 아무 발언을 하지 않자, 금융시장은 연내 추가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기, 해외 통화정책, 물가,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두루 살피며 정책 기조의 변경 시점을 저울질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8·2대책으로 인해 주택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된 흐름으로 실제 대책의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며 "최근 규제 강화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도 종전보다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8·2대책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까지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올해까지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골드만삭스과 바클레이스 등 4개사는 내년 1분기에, JP모건과 UBS 등 3개사는 2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