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여야간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당의 반대 기류가 거세지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여당은 이를 '친3당 야합',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야당은 전날 김이수 후보자를 낙마시킨 기세를 몰아 당분간 공동 전선을 구축하며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 '신(新)적폐'이자 부적격인사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김명수 후보자는 사법부 내 '하나회'로 불리는 좌편향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 연구회에서는 제1, 2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사회적으로 극심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가치를 지켜야하는 대법원이 정권의 코드인사로 좌경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김명수 후보자는 국민의 뜻을 새기고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을 거론하며, "국민의당 의원들은 존재감이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의도로 정략적 투표를 한 것도 아니다.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적격 여부를 각자 신중하게 판단하고 고뇌에 찬 투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투표도 같은 자세로 임할 것을 예고한다. 국민의당은 2중대가 아니라 정도를 걸으며 오직 국민을 위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부결된것과 관련해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비판한 것을 지목하며 "이런 인식이라면 향후 있을 인준에 있어서도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법부는 국민 모두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중립적인 인물이 돼야만 그 판결 결과를 당사자들이 승복하고 국민통합이 될 수 있다"며 "코드에 맞는 인사를 사법부에 채워서 나라를 바꾸려는 시도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논란이 불거진 정치적 편향성, 경력 부족 등에 대해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