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불합격자에 유리하게 채용규정 수정 비리 적발
금융감독원이 임직원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자에 해당하는 지원자를 합격시킨 채용 비리가 줄줄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금감원을 대상으로 지난 3월13일부터 4월21일까지 '인사·예산 운영과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 등 주요사업'을 점검해 총 52건의 위법·부당·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통보(23건)와 문책요구(6건), 인사자료 통보(3건), 수사의뢰(3건) 등의 조치를 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6년 5급 신입 직원채용 과정에서 규정에 따르면 불합격에 해당하는 특정 지원자에 유리하도록 채용규정을 수정했다.
당시 채용담당 국장은 지인을 부탁을 받고 실무자에 해당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을 물었고, 실무자의 "필기시험에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담당 실무자에 채용 예정인원을 늘리도록 지시했고 결국 이 지원자는 필기전형을 통과해 최종합격했다.
2차 면접전형에서도 당초 계획에 없던 세평 조회를 결정하면서 부정적 세평을 이유로 합격가능성이 높았던 3명을 탈락시키기도 했다. 추가합격자를 결정하면서는 지원 분야도 다르고 예비후보자 보다 후순위자를 합격시켰다.
금감원의 채용비리는 지난해 상반기 전문인력 채용때도 있었다. 경력 미달로 불합격 대상인 지원자를 경력기간을 임의로 수정해 응시자 3명을 서류전형에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했다.
감사원은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주도한 전 총무국장에 면직을, 실무자와 팀장 등에 정직을 요구했다.
이 같은 금감원의 채용비리는 최근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3일 금감원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전직 국회의원 아들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김수일 부원장이 징역 1년을, 이상구 전 부원장보가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 받았다. 선고 당일 김 부원장의 사표는 수리됐다.
또 감사원은 금감원의 임직원들의 부당 주식거래도 적발했다.
금감원은 임직원이 자기 명의로 신고된 증권 계좌를 통해 금융투자상품을 매매·신고하는지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부규정에 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내역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기업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 중 타인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자기계산으로 금투자상품 매매,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면서 미신고 등의 규정을 위반한 임직원이 138명에 달했다.
감사원은 소속 임직원의 자본시장법 준수 여부등을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점검 기준과 절차를 보완하고 위반 여부에 대해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통보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저축은행·대부업체의 법정금리 초과대출에 대한 지도·감독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금감원의 감독분담금 제정 통제수단 미흡으로 수입예산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른 방만 경영으로 금융기관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에 방만한 조직과 인력운영에 대해 상위직급 감축과 부서 통폐합, 국외사무소 정비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시정 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