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발굴이 비교적 양성화 되어 있지 않은 영세업종을 대상으로 사업자 스스로 조합을 구성해 세금을 대신 징수해주면 세액의 10%를 공제해주는 제도가 있다. 이른바 '납세조합공제제도'다.
이 제도는 1954년 만들어져 무려 6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낡은 세제'라는 비판이 거세다. 제도를 설계할 당시 과세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국세청이 세원을 파악하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진 만큼 제도의 실효성이 상실됐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미 국회를 중심으로 이 제도를 손질하기 위한 움직임이 들어간 상황이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납세조합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박 의원은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납세조합제도 폐지로 조세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혜택은 과세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도입됐는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과세인프라가 확충되고 세정역량도 강화된 만큼 국가의 징세권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조세지원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시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 총급여 1억원 초과 신고자가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인데, 납세조합 세액공제액 비중은 74.9%이었다. 총급여 8000만원 초과 신고자의 비중은 6.7%인데 납세조합 공제액 비중은 81.3%로 나타났다.
종합소득 신고자의 경우도 종합소득 1억원 초과 신고자의 비중은 5.0%인데 납세조합 공제액 비중은 90.4%에 달했다. 고소득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는 소리다. 앞서 감사원의 보고서에도 이 제도로 1000만원 이상의 세액공제를 받은 납세자가 29명(2013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신고 유도 차원의 인센티브를 주지 않고서도 세원 포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고치려는 세제는 또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8월에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7%→5%→3%)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납세자가 상속·증여세를 자진 신고만 해도 내야할 세금의 일정 부분을 깎아주는 것인데, 이 제도 역시 도입된 이후 35년이 흐른 현재 낡은 세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성실납세를 유도하려고 만든 제도를 두고 과세인프라 확충에 따라 이젠 실효성이 없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납세조합제도도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은 "조세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납세조합공제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대다수 납세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해소하고 정상적으로 세수를 확보하여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