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자영업자 4000여명이 지난 5년간 4조8000억원의 소득을 숨겼다가 국세청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세청으로부터 소득적출률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국세청이 2012년부터 2016년 동안 탈루혐의가 높은 고소득 자영업자 4116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소득적출률'은 탈루위험이 높은 일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표본 조사실적 자료를 뜻한다.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 자영업자 4116명은 6조3718억원을 소득으로 신고했지만 실제 세무조사를 통해 추가로 적발된 소득은 무려 4조8381억원에 달했다.
정상적으로 신고했다면 총소득은 11조2099억원이 돼야 하지만 이 중 43.2%의 소득을 숨겨 탈세한 것이다. 2012년 숨긴 소득의 비율은 39.4%였지만 2013년 47%로 늘었고 2014년부터는 43% 수준을 유지했다.
탈세로 고소득 자영업자에게 부과된 5년간의 누적 세액은 2조658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부과세액이 3709억원에서 2016년 6330억원으로 70.6%나 증가했는데, 이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숨긴 소득이 2012년 7078억에서 2016년 9725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탈세로 부과한 금액은 늘었지만 징수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78.3%에 달했던 징수율은 2016년 67.6%로 10.7%p 하락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은 약 95%를 파악하고 있는 반면 고소득 자영업자들에 대한 전체적인 소득과 탈세규모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직장인들이 유리지갑이라고 푸념하는 배경이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득층의 탈세는 국민들의 납세의지를 꺾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국세청은 고소득자에 대한 표본조사를 확대하고 징수율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