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의 기부금 지출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만여개가 넘는 공익법인의 한 해 기부금 수입은 12조원은 넘어섰는데, 세법 위반으로 걸려 가산세로 토해낸 돈은 고작 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공익법인은 3만3888개였으며, 공시의무가 있는 공익법인의 기부금 수입은 12조7417억원(2015년 공시 서류 기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익법인의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 2만9509개에서 2013년 2만9849개, 2014년 2만9732개, 2015년 3만4734개로 해마다 증가세가 뚜렷하다. 기부금 수입도 2012년 4조2341억원에서 2015년 13조원(12조7417억원) 가까이 뛰었다.
문제는 공익법인의 수와 기부금 수입이 늘어난 데도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공익법인에 기부한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증여세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영리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지 않다. 세법 위반으로 국세청에 적발되어 부과받은 가산세액은 지난해 7억원에 불과했다.
윤호중 의원은 "공익법인들이 결산서류 공시의무에 따라 국세청 홈텍스 시스템에 결산서류를 올려도 8000개가 넘는 공익법인 결산서류에 대해 검증하거나 기부금 지출 내역에 대해 감독하는 국가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익법인의 관리감독 공백으로 인해 기부금을 모아 사적으로 유용한 대표적 사례가 최순실 등 국정농단세력이 만든 미르·K스포츠 재단이다.
최근 4년간 4만9000명에게 받은 128억원의 기부금을 횡령한 새희망씨앗 사건도 관계기관인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이 기부금 지출에 대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것이 윤 의원의 설명.
윤 의원은 "기부문화 활성화와 복지, 교육 등 공익법인의 활동 지원을 위해서도 독립적인 공익법인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며 "신속히 시민공익위원회가 설치되어 공익법인 관리감독 공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