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질문 폭격…김동연, 무난한 방어전(?) =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런 질문 공세에 방어전을 펼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 부총리는 "경제 정책의 성과는 시간이 걸린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가 국회의 검증 테이블에 올려 졌는데, 경제성장의 방법론을 두고선 여야 간 다른 견해를 피력하면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실체 없는 허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민간기업의 투자를 촉진하지 않고서 사람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으로는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소득이 늘어야 내수가 회복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방어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소비와 지출,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임금 인상으로 노동 비용이 늘고 물가가 오르고 기업이윤과 투자가 줄어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소리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도 "수많은 경제학자들과 세계적인 석학들도 소득주도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는데, 왜 현 정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정책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꼽았는데, 이를 두고 '일자리 줄이는 일자리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용어 자체를 폐기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은 "임금 인상은 기업 생산 늘리기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 임금을 증가시키면 자영업자나 기업 소득은 감소한다"고 말했다. 2006년 당시 아파트 경비원의 최저임금을 보장했을 때, 경비원의 일자리가 4만여개가 감소했다는 사례까지 들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은 레토릭에 불과하므로 용어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투트랙인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던져졌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혁신성장론의 실체와 대상이 분명하지 않은데 규제혁신과 노동혁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같은 당 이현재 의원도 "소비, 설비, 투자가 모두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인데 모두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득주도성장으로는 안되겠다고 해서 혁신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기업 위주의 성장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른바 '낙수효과'를 탈피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분수효과'를 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국가경쟁력 순위가 26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은 지극히 정당하고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도약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법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소득주도성장은 과거 대기업 위주, 낙수효과에서 탈피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소득주도 성장으로만 성장이 되겠느냐는 것인데, 정부는 소득주도와 혁신성장 두 개의 축으로 균형 있게 가겠다는 것"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은 임금 인상도 있지만 일자리 창출, 교육비와 주거비와 같은 생활비를 줄이고 가처분 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가치 평가가 어렵고 처분도 어려운 비상장주식 물납이 국고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에 더해 '세금탈루' 창구라는 문제점까지 지적되면서 정부가 급기야 제도를 뜯어고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주식이나 부동산 대신 비상장주식을 상속세로 물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에 대해 "하나의 편법 증여 내지는 세금을 안내는 루트로 악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물납 받은 다스의 비상장 주식을 겨냥하며 "비상장주식을 물납 받고 가격을 유찰시키고 하다 보면 상속세보다 주식 값이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세금을 아예 내지 않고 자기주식을 도로 찾아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 "비상장주식 물납 제도를 바꿀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에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돼 있더라도 물납을 허용하거나, 비상장주식 외에 부동산으로도 물납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두고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불법유통이 판치고 있는 상품권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민주 심기준 의원은 "인지세만 내면 누구나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어, 발행·유통이 불투명하게 되어 있다"며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는 규제를 해서 관리를 하고 있는데, 지하경제를 방지하기 위해 상품권 규제 관리하는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모바일, 온라인 상품권의 인지세가 비과세 되고 있어 과세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비슷한 문제의식 갖고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