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신DTI, 주택경기에 악영향…중견사 어려움 클 것"
전문가 "강력한 다주택자 투자수요 억제…내년 공급량 감소"
건설업계는 24일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분양시장 위축으로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걱정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책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2건 이상 보유한 차주에 대해 기존 주담대 원리금 상환액을 모두 반영하는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아파트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신DTI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당장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겠지만 갈수록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신규 분양이나 주택 경기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며 "앞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측은 "신규 담보대출에 대한 제한이 담긴 만큼 투기수요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기 높은 서울 강남 지역의 투자심리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청약률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기수요가 아닌 실수요층의 내집마련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이미 중도금 대출을 잘 안 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금융회사들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염려된다"며 "실수요자들이 내년에 중도금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매매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비율 추가 축소도 예고돼 금융권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며 "보증비율 축소로 인해 대형사보다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중견건설사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권에서 분양실적이 100%에 가깝지 않으면 대출을 내주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실수요층이 적극 매매에 나서지 않으면 사업 규모가 작은 중견사들이 타격을 받아 주택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계부채대책 이후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실질적으로 분양가가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게 돼 내년 분양시장이 경착륙할 수 있다"며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 중심으로 바꾸는 순기능은 있겠지만 연이은 강력한 대책으로 인해 내년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체로 내년에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분양시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 구조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당장은 시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내년 1월 본격시행되면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주택 보유를 제한하려는 면이 강해 공격적인 투자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건설사들은 올해 공급할 계획인 물량을 연말까지 최대한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분양 성공 가능성을 더 신중하게 따지면서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건설사들 사이에서 분양 보증이 수월하게 진행될 사업장만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