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기고문 통해 밝혀
현재 우리 나라 부가가치세법에서 운용하고 있는 면세제도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너무 넓고 면세와 영세율 적용 기준이 모호해 세법이 복잡해지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전체 부가세 과세자 중 44.4%에 달하고 있는 간이과세자에 대한 과세특례를 중·장기적으로 폐지해 일반과세와 납부면제 두 단계로 부가세제 정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권오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한 월간지에 기고한 '부가가치세제의 개선' 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우리 나라 부가세 제도에 대해 진단하고 이 같은 점들을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1977년 도입된 현행 부가세제도는 지금까지 필요에 따라 부분적인 개정만 이뤄져 새로운 경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며 "세계적으로 부가세 비중과 역할이 점차 증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나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선진세제가 되기 위해선 전면 개정이 불가피한 실정"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현행 부가가치세제를 납세자가 알기 쉽고 명확하고 일관성을 가지며 조세법률주의에 충실하도록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현행 법에 있는 시행령, 예규, 통칙 등에 규정된 중요사항 및 포괄적 위임규정을 본법에 명시하는 등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아울러 현재 운용되고 있는 부가세 면세, 영세율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 부가세 면세 및 영세율 적용 범위는 지나치게 넓어 조세의 중립성과 형평성, 단순화가 저해되고 있다" 며 "이는 부가세 전면 개정에도 장애요인"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면세제도는 OECD의 표준면세범위와 비교해도 매우 넓고 기준 또한 모호해 유사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해 과세와 면세, 영세율이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도 있어 세법의 복잡성을 야기 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특히 해운관련 부가세제의 경우 외항화물선은 수출재화 운송을 명분으로 영세율이 적용되고 내항여객선은 도서 주민 운송수단을 이유로 면세되고 있으나 내항화물선은 유사 운송업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가 적용되고 있다고 권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4월부터 면세로 전환된 여성용 생리대에 대한 부가세도 당초 농어민, 장애인, 서민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면세를 허용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면세로 심지어 남성용 면도기도 면세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부가세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면세 및 영세율 범위 축소로 부가세의 장점인 중립성을 강화하고 조세의 형평성과 단순화를 강화해야 한다" 며 "이를 위해 영리목적의 교육용역, 국민기초생활보장과 관련이 낮은 의료용역 등에 대한 면세 및 영세율을 축소하는 등 기능상 또는 제도운영상 문제점을 위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설명했다.
권 연구위원은 또한 부가세 간이과세제도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전체 부가세 납세인원 중 간이과세 적용자 비율이 전체의 44.4%(2003년 2기 기준, 177만3000명)에 이르고 있다" 며 "간이과세제도를 중·장기적으로 폐지해 일반과세와 납부면제 두 단계로 부가세제 정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