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된다라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사자성어는 모든 인간·사회관계와 정치·경제뿐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의 북핵미사일 위협과 한국·미국·유엔의 전방위 대응도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핵보유강국끼리는 먼저 쏘면 모두가 멸망한다는 공포에 대한 믿음이 서로 간에 형성되어 있어, 두려움 속에서 국제평화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못 믿을 몇 안되는 불량국가 중 하나인 북한이 노리는 것은 분명 한국인데, 통제 안 되는 독재자가 거의 완성된 핵·미사일을 만지작하는 것이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을 일으키고 있다. 다급한 것은 미국보다 북한의 장사정포 바로 앞에 있는 서울·수도권 2천만명의 북핵인질이다.
북핵은 결국 한국을 겨냥하지만, 미국과 북한간에 교환되는 말 폭탄도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어찌보면 북한이 핵과 미국에 도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만, 선제공격하면 후발보복공격으로 북한절멸과 한국잿더미라는 두려움 속에 태풍전야의 고요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북핵이 미국을 선제공격할꺼라고 누가 믿겠는가? 그러한 믿음의 원천이 두려움이든 핵이든 쌍방무제한 보복대응 가능성이라는 신뢰 속에서, 현재 평화가 유지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서로가 대화가능성을 노력하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서울 시민들이 평온 속에서 어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지 의아해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쌍방결사대응으로 인한 상호회피성 평화유지나 극도의 위험상태이면,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 즉 믿을 만한 정보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기업활동에서 상대방에 대한 믿음·신뢰정보는 모든 계속 거래와 상호작용의 시발점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소매시장 거래도, 공급자와 납품처간의 도매사업 거래도, 모두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다. 신뢰의 대상으로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가격·만족도·거래시점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렇게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1년 동안 모든 거래의 총합체가 재무제표이다. 모든 거래가 신뢰성 있게 이루어지고, 회계기준대로 회계처리되면, 작성된 재무제표도 믿을 수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작성 주체는 기업의 전임직원과 재경실무자들이고, 재무경영자(CFO) 및 최고경영자(CEO)인데, 이들 또한 재무제표를 신뢰 속에 작성하고, 기업내부의 감사나 감사위원회가 믿음으로 내부감사하여, 기업차원의 재무제표가 확정된다.
이러한 신뢰과정으로 작성된 재무제표라면 그대로 공시해도 믿음을 얻을 정도의 수준이지만, 독립된 외부감사의 지정감사를 받은 외부감사보고서가 첨부되어야, 외부이해관계자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최초의 상태가 된다. 외부감사인은 기업의 임직원 모두가 1년 동안 수행한 모든 거래를 대상으로, 총계정원장·각 계정별원장·각종전표·계약서·거래증빙·내부품의서 등을 다 보거나 통계적 표본추출하여 샘플조사·관찰한다. 또한 외부거래처 등과 거래은행 등에 외부조회서 등도 보내고 받아서, 기업의 1년 동안 모든 거래를 전수조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체계적으로 감시·조사·측정·판단한 것이 외부감사보고서인 것이다.
아무리 잘 된 외부감사보고서라 하여도, 금융위·금감원·한공회 등의 감독기관은 전체를 대상으로 합리적 표본을 추출하여 재무제표의 원천적 부실작성부터, 외부감사 부실여부 등을 감리한다. 또한 재무제표 외부이해관계자의 민원사항이 제기되거나, 업종별 재무상태문제점파악으로 특별혐의가 있으면 정밀감리한다. 여기에 민원·고소·고발 등이 제기되면 검찰과 국세청·공정위·감사원·법원 등이 개입한다. 이밖에 기업부정을 예방감시하는 각종 비정부기구(NGO) 등도 감독기관의 감리이상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경영의 신뢰성과 재무제표의 믿음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의심자는, 부실한 재무제표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과 기타의 외부이해관계자들의 집단민·형사소송이다.
이와 같이 기업의 원천적 거래와, 이들의 총합체인 재무제표와 외부감사보고서에 대하여, 외부의 각종 감시·조사·신용평가·관찰·측정·감리·민·형사·행정 등의 각종 행위 등은 일단은 재무제표와 외부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 속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가끔가다 분식회계가 터지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어떤 행동도 시작할 수 없고, 기업과 재무제표의 대한 신뢰가 없으면 어떤 거래도 시작될 수 없다. 신심직행(信心直行)이라고, 옳다고 믿으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세상만사의 이치다. 특히 상장기업활동결과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이, 기존의 무제한 자유선임제에서 9년 중 3년이라도 전면지정감사제도로 외감법 전면개정이 이루어져서, 신뢰사회와 기업회계투명성을 높이고, 한국의 투명성 국제순위 꼴찌 탈피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