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프로세스 전면개편
최종면접위원 50% 외부인사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와 관련 인사·조직문화 혁신안을 내놓고 고강도 쇄신의 시동을 걸기로 했다.
금감원은 9일 채용비리 근절 방안과 직원 불법 주식거래 방지 방안 등을 포함한 인사·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외부인사 중심의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채용비리 등으로 잃었던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혁신안 마련 작업을 진행해왔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이날 "혁신TF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채용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임직원의 각종 비위·부조리 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한 쇄신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TF 권고안의 핵심은 채용비리를 뿌리 뽑는 게 목표이다. 금감원은 우선 채용과정에서 외부 청탁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 차단하도록 채용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이를 위해 채용 과정을 전면 블라인드화 하기로 했다. 모든 과정에서 지원자 이름, 학교, 출신 등을 비공개하고 서류전형을 전면 폐지한다. 또한 최종 면접위원의 50% 이상을 외부전문가로 구성하고 감사실이 채용 전 과정을 점검하도록 해 외부청탁의 여지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직원의 △채용 등 부정청탁에 의한 직무수행 △직무관련 금품·향응수수 △지위를 이용한 부정청탁 등 직무관련 3대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공무원 수준으로 강화된 징계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잘못을 저질러도 사실상 징계 방법이 없어 논란이 됐던 임원급에 대해서는 비위행위 발견 즉시 해당직무에서 배제하고, 금전적 제재도 부과하기로 했다. 직무가 배제되면 기본급 감액 수준을 기존 20%에서 30%로 늘리고 업무추진비 지급도 차단한다. 임원이 비위행위로 퇴직할 경우 퇴직금의 50%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무죄가 확정될 경우 지급하기로 했다.
임직원들의 주식거래 규제 조항도 까다로워진다. 당초 직원 전원에 대해 주식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기도 했지만 전 직원은 금융회사 주식취득을 금지하고, 기업정보 관련부서는 전종목 주식취득을 금지하는 선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만약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6개월 이상 해당 종목 보유를 의무화 해 투기적 거래 뿐만 아니라,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단기 부당이익 추구 유인을 제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정보제공 동의를 받아 금융투자 상품 거래내역을 감사실이 직접 감시한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원에 대해서는 '원·투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 음주운전 1회 적발되면 직위를 해제하고, 일정기간 승진이나 승급에서 제외된다. 2회 적발될 경우에는 면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비위행위에 대한 선제적 예방장치도 마련된다. 퇴직 임직원을 포함한 직무관련자와의 면담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검사·인허가 외 조사·감리·등록·심사 업무도 기획부터 최종종료시까지 직무관련자와 사적접촉을 못하도록 했다. 직무관련자와의 사무실내 1:1 면담이 금지되고 면담내용도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밖에도 상사의 위법·부당지시 및 비위행위 사실을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비공개 핫라인을 신설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인사·조직문화 혁신 TF의 쇄신 권고안을 전적으로 수용해 추진과정에서 채용의 공정성 확보, 퇴직임직원 접촉 제한 등과 관련한 정부의 후속조치가 나오는 대로 이를 즉시 반영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