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ASEAN) 순방에 앞서 지난 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싱가포르 채널유스아시아(CNA)의 'Conversation with'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한반도 긴장 상황 해결과 아세안 순방의 기대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아시아 지역 내 22개국에 송출하며, 약 7천만 가구가 시청할 수 있는 있는 영향력 있는 뉴스전문 영어 방송으로 'Conversation With'는 CNA의 대표적인 인터뷰 프로그램(15년 전 첫 방송)으로 그동안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라가르드 IMF 총재,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세계 정상급 유력인사들이 출연한 바 있다.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면 김정은을 만날 의향은?
문대통령은 지금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도, 또 미국에 대해서도 대화의 문을 열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이라면서 “북한이 먼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하려는 그런 의지를 가져야만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런 여건이 조성된다면 저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북한 측과 대화를 시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Two Track 전략이 여의치 않아 한국-미국 정부가 핵과 관련한 해법 사용 허용한다면?
문대통령은 “전술핵을 도입하거나 또는 우리 스스로 핵무장을 추진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원칙에 대해서 남과 북이 함께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핵을 가진다면 그런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을 잃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미동맹이라는 차원에서도 현실적으로 그것은 가능한 방안이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도 NPT를 탈퇴해야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해법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표명했다.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
문대통령은 중국이 지난번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가 상당히 강도 높은 조치였고, 또 그 가운데 상당한 부분은 중국이 이행해야 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성실하게 이행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노력) 그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이 지속적으로 그런 유엔안보리 결의 노력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면서 그 점을 위해서 한국과 중국은 긴밀히 공조해 나가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vs 북한 핵 포기' 하게 한다는 중국의 제안에 대한 견해는?
문대통령은 우선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우리 한국과 중국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그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전략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은 물론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 간에 양자 또는 다자 이런 다양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먼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그때는 우선 1단계로 핵 동결을 위해서, 그 다음 단계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서 우리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그 대화 과정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드 문제 봉합 이후 중국과 관계 정상화로 미국과 중국 간 누구의 손을?
문대통령은 중국과의 합의는 사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견지해가면서도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그렇게 합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APEC 정상회의 때나 ASEAN 회의에서 이어질 한·중 간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한·중 관계를 과거의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그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도 갈등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함께 공동 번영해 나가는 관계로 매개하는 역할을 우리 한국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베 총리가 일본 국방력을 신장하려는 방향의 정책 추진하는 점?
문대통령은 우리로서는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서 한국과 미국, 또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그런 공조도 대단히 중요해졌다며, 그러나 그 3국간의 공조가 더욱더 긴밀해져야 되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 그것이 한국과 일본, 미국 간의 3국 군사동맹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북한의 핵을 이유로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는 이는 우리 ASEAN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한국에 있어서 왜 중요한 가?
문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동안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남북 간의 평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우리 자체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미 연합방위능력에 크게 의존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언젠가 우리가 스스로 역량을 갖춘다면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주국가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또 그것은 미국이 동의하고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만약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 받는다면 한국과 미국의 상황은?
문 대통령은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하더라도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고,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일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우리가 행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새로운 포맷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양국 간의 연합방위라는 근본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런 시점에서 ASEAN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의미는?
문대통령은 취임 직후 ASEAN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특사로 보낸 점을 언급한 후 ASEAN 국가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4대국(미-일-중-러) 중심으로 외교를 해 왔다”고 소회하면서 “이제는 ASEAN의 중요성이 4대국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ASEAN 국가들과의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발전시킬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서 ASEAN이 인구 면에서 6억명이 넘는 거대한 경제공동체이고, 또 해마다 5%, 6%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므로 ASEAN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ASEAN은 한국으로서는 두 번째 교역대상국이자 두 번째로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인 점과 ASEAN 국민들이 한류 문화를 즐기고 있고, 한국 국민들도 ASEAN의 문화, 자연, 음식을 매우 좋아하는 점 그리고 해마다 600만 명의 한국인들이 ASEAN 지역을 방문하는 점을 들면서 “우리가 ASEAN을 중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ASEAN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이유가 오랫동안 ASEAN과 북한의 긴밀한 관계 때문?
문대통령은 “그렇다”고 말하면서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우리 한반도, 또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동남아 국가들의 안정과 평화도 해치는 그런 수준으로 가고 있는 실정이며, 그래서 ASEAN 국가들이 북핵 문제,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 그다음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준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ASEAN 국가들은 북한과 다양한 관계들을 맺고 있기 때문에 유엔안보리 결의에 의한 강도 높은 제재들을 함께 성실하게 이행해 준다면 그것도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한반도 긴장 문제에서 ASEAN이 어떠한 행동 또는 이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기 원하는가?
문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여기에 대해서 ASEAN 국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주는 것 자체가 북핵 문제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이미 ASEAN 국가들이 그렇게 해 주고 있고, 이 기회에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가장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무엇?
문대통령은 한국은 1950년에 남북 간에 전쟁을 경험한 바가 있고, 이 전쟁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거의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고 설명한 후 “우리는 그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서서 오늘의 눈부신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면서 “이제 두 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상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다라는 것이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 국민들의 절실한 소망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대통령은 말미에 "일주일 후 ASEAN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터뷰는 11. 3.(금) 오후에 진행되었으며, 한국은 당일 저녁시간 정규방송 뉴스 및 온라인 기사로 일부 주요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또한 CNA를 통해서는 11.9(목) 오후 9시반부터 방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