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차량을 구입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매각할 때 발생한 손실을 비용으로 인정하는 범위가 줄어든다. 또한 지역권과 지상권의 설정·대여 소득은 그간 기타소득으로 과세되었는데, 앞으로는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어 과세된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는데 잠정합의했다.
현재 업무용 차량의 감가상각비나 렌트비는 연 800만원까지만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그런데 계속 보유한 차량이나 짧게 보유한 차량에 적용되는 필요경비 한도가 똑같다 보니 과세형평성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가령 계속 보유차량은 월 66만7000원(800만원÷12개월)의 필요경비를 산입할 수 있는 반면, 4개월 간 보유한 차량은 월 200만원으로 더 높은 세제혜택을 받는 상황이다.
개정안에 따라 일부 기간만 취득하고 처분한 차량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만큼 800만원에서 월할 계산해 반영하는 것으로 바뀐다. 일시적으로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고 비용만 털어내는 꼼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부터 지역권과 지상권의 설정·소득이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과세된다. 단 공익사업과 관련한 등의 설정·대여 소득은 제외된다.
기타소득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일부 조정하려는 데는 세부담을 회피하는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1995년까진 지역권 등의 설정·대여소득은 현재의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부동소득이었으나, 1996년부터 기타소득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지상권 설정의 경우 80%의 기본경비가 적용된다는 점을 악용해 실질은 14.6%의 수준의 단순경비율(나대지 임대 기준)이 적용되는 부동산 임대차임에도 지상권을 설정하면서 세부담을 줄이는 사례가 발생해왔다.
골드뱅킹 과세 명분 법으로 못 박았다
파생결합증권의 이익이 '배당소득 과세대상'으로 명확히 규정된다.
여기엔 금 파생결합증권인 '골드뱅킹'도 포함된다.
파생결합증권이란 유가증권과 파생금융상품이 결합한 형태의 증권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그간 파생결합증권으로부터의 이익에 대해선 배당소득 과세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며, '다른 배당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수익분배의 성격이 있는' 소득으로 보고 배당 소득세를 매겨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파생결합증권에 해당하는 골드뱅킹으로부터의 소득은 수익분배의 성격이 없어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로 골드뱅킹으로부터 얻은 이익에 대해선 과세가 이루어지 않았으며, 향후 수익분배의 성격이 없는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도 이루어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개정안에 따라 배당소득 범위에 '파생결합증권 등으로부터의 이익'이 포함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파생금융상품 이익에 대한 과세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법원 판결 이전 연간 20억원 정도 징수됐던 골드뱅킹 과세도 다시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토지·건물을 제외하고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을 팔았을 때 얻은 이익에 대해서도 과세된다.
현재 토지·건물 등 부동산은 양도소득으로 과세하고 복식부기의무자의 업무용 차량 처분이익은 사업소득으로 과세되고 있으나, 그 밖의 유형자산 처분이익은 과세대상에서 빠졌다.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는 필요경비로 공제하면서 그 처분이익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개정안에 따라 토지·건물을 제외한 복식부기의무자의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의 양도소득이 사업소득으로 과세된다. 또 복식부기의무자의 업무용 차량 처분이익을 예외적으로 과세하기 위해 신설됐던 총수입산입 특례규정도 없앴다.
이 밖에 세금계산서(소득세법상)를 지연 발급했을 때 공급가액의 1%, 미발급 시 2% 가산세 부과된다. 또 현금영수증 등 불성실 발급·수취 가산세가 신설되고 위장·가공 영수증 발급·수취 금액의 2%가 부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