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21일 여야는 전날 당정청이 의지를 재확인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에 대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관련 법안 처리의 험로를 예고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10명 중 8명이 공수처 설치에 찬성한다는 여론전을 펴며 시대적 과제임을 강조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가 정치보복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응수했다.
다만 국민의당 등 일부 야당에서 공수처 설치를 놓고 긍정적인 뜻을 피력하고 있고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탓에 야당에서 무조건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내세우기는 어려워보인다. 쟁점은 공수처장 임명과 관련해 야당에서 추천하는 후보 중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권이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각 당에서 해석하는 것에 차이는 있겠지만 국민 10분 중 8분이 찬성한다"면서 "공수처(설치)는 피할 수 없는 국민적 여론이자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라는 명칭대로 대통령을 비롯해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고 행정부 고위직, 국회의원, 판검사 등 각종 비리를 수사하는 독립 기관"이라면서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의 상징인 동시에 부정부패, 불공정 등을 청산하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고 진정성을 갖고 국민들의 뜻에 따라주길 바란다"며 "민주당은 공수처 설치를 시작으로 권력 기관에 대한 개혁 기반을 지속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는 검찰과 특검 등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 비춰볼 때 "옥상옥(屋上屋) 설치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 정치행태로 볼 때 (공수처 설치는)또 하나의 정치보복이나 정치 악용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전날 당정청 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한 것을 거론하며 "고위 인사가 국회에 집결해서 공수처 설치 의지를 드러냈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국회에 와서 적폐청산, 검찰개혁 상징을 운운하며 서슬이 시퍼렇게 국민과 야당을 향해 공수처 설치를 윽박을 질렀다"면서 "공수처 설치 여부는 법제사법위원회 중심으로 국회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청와대 수석 등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추천권을 야당이 갖고 임명이 되더라도 처장이 과연 주변 분위기와 정치행태 등 여러점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공수처는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 중심으로 중장기적 심층 논의를 거쳐 여야 합의로 최종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