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포함해 국정원법 개정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하자 보수야당이 30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원 개혁안과 관련해 '개악법'이라고 규정하며 국가보안법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이명박정부 당시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 등의 논란으로 국정원에 대한 개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는 (정부가) 5000만 핵 인질도 모자라서 좌파정권이 국정원을 무력화 시키고 안보를 포기하는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이 문제는 국회에서 엄중하게 다뤄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대공방첩 기관으로서의 고유 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이는)국가 안보를 포기하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국정원 개혁위원회 간사 중 장유식 현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평소 국가보안법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해 와 국정원에서 예전 같으면 잡아가야 될 사람"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 모임 세미나에서 "국정원 개혁안은 '개악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면서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가 (이 개정안을) 막겠다고 했는데 노무현 정부 때 국가보안법 폐지 데자뷰가 보인다"고 했다. 모임에 참석한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국가보안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라며 개정 반대를 주장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대북수사권을 폐지하면 간첩과 테러범은 누가 잡겠느냐"면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국정원을 왜 두는지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국정원의 문제는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특수활동비를 전횡하는 게 문제였다. (그런데)이 문제를 개혁하라고 국정원에 TF를 만들었는데 엉뚱하게도 대북수사권을 폐기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면서 "(이는)진단과 처방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거듭 꼬집었다.
그러면서 "간첩과 테러범을 잡는 그런 수사권을 스스로 폐기하겠다는 그런 국정원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