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다며 수억원 혹은 수십, 수백억원을 체납한 고액체납자들의 집을 수색한 결과 집에서 수억원의 현금뭉치, 고가의 귀금속, 골드바 등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강하게 저항하며 집 수색을 거부했지만 국세청 재산추적팀의 끈질긴 설득과 수색으로 체납액 수억원을 납부했다.
11일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체납자들에 대한 재산추적실태 사례를 살펴보면 고액체납자들은 위장이혼이나 위장전입, 배우자 명의로 재산을 은닉하는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세금을 탈루했다.
양도소득세 30억원을 체납한 A씨는 위장이혼을 한 뒤 배우자 주소지에 거주하고 있었다. 국세청 체납자재산추적팀이 이 사실을 탐문해 주거지를 수색한 결과 금고 2개를 확보했지만 체납자가 격렬하게 저항하는 등 수색을 방해해 새벽까지 수색이 진행됐다.
금고를 열자 금고 안에는 현금 4억3000만원과 골드바 3개 등 입이 떡 벌어지는 현금이 쏟아져 나왔다. 수색 이후 부담을 느낀 체납자는 4억원을 자진납부했다.
B씨는 양도세를 신고했지만 10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체납자는 양도대금 중 수억원을 배우자 및 자녀에게 현금증여한 사실이 확인돼 국세청이 사해행위취소 소제기 등을 통해 8억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또한 B씨가 현금으로 인출해 은닉한 수억원을 확인하기 위해 체납자 주변을 탐문해 B씨가 위장전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남편 명의의 고급아파트를 수색했지만 체납자의 저항으로 경찰을 대동해 열쇠업자를 동원, 강제로 문을 열었다.
집에는 수표 4000만원과 귀금속 65점이 쏟아져 나왔다.
◆…고액체납자 실주거지나 사업장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과 고가의 귀금속, 미술품 등
C씨는 부동산을 양도한 뒤 7억원을 체납하고 매매대금을 빼돌려 배우자 명의로 고급아파트를 구입했다. 국세청은 이를 확인하고 체납자의 실거주지를 수색한 결과 금고와 옷장 안 가방에 보관중인 현금 2억2000만원과 고가외제 손목시계 등 총 2억3000만원 상당을 압류했다.
D씨의 경우에는 고미술품을 수집하거나 감정하는 사람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자녀가 대표자로 있는 법인 등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세금 80억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3개월에 걸친 현장 탐문을 통해 은닉장소로 추정되는 미술품중개법인 등 6개 장소에 대한 동시 수색 집행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수색이었다.
수색 시 체납자가 변호사를 대동하는 등 강한 저항을 하자 국세청 재산추적팀은 장기간 동안 수집된 자료를 제시하고 설득을 통해 수색을 진행했다.
수색결과 미술품중개법인에 보관된 미술품 21점, 자택 및 창고에서 미술품 39점 등 감정가 2억원 상당 총 60점을 압류했다.
E씨의 경우는 부가가치세 등 70억원을 체납했다. 자신에 대한 세무조사가 착수되자 E씨는 본인 명의로 된 고액의 전세보증금 8억4000만원을 배우자에게 양도했다.
체납자가 배우자에게 임차보증금을 양도한 행위를 사해행위로 판단해 국세청은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및 사해행위 취소소송 제기해 승소했고 이에 근거해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 반환을 요청해 임차인의 미납 공과금을 제외한 8억3000만원을 현금으로 징수했다.
F씨는 부동산을 양도한 후 신고를 하지 않는 등 양도세 4억원을 체납했다. F씨는 부동산 양도대금 중 18억원으로 배우자 대출금을 상환하고 1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이후 협의이혼했다.
국세청이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자 체납자는 협의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라고 주장했다. 체납자는 협의이혼 당시 배우자에게 통상적으로 하는 재산분할보다 재산을 많이 이전했다고 적극 변론했다.
하지만 체납자는 재산분할 주장으로 승소할 가능성이 낮음을 인지하고 체납된 국세 3억8000만원을 자진 납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