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세무사님, 축하해주세요. 드디어 합격했습니다!"
-"와~~정말 축하해! 정말 고생많았지"
불과 한 달 전 합격자 발표날 아침.
스터디모임 수험생들의 합격소식이 들려오던 때 유독 내 마음이 짠하던 직장인 수험생의 합격소식이었다.
그를 알게 된 건 3년 전 쯤. 온라인으로 받은 스터디모임 가입신청서를 읽으면서 '나랑 비슷한 처지에서 공부하는 분이네. 고생 좀 하겠네'라고 생각했었다.
"저는 그동안 힘들 때마다 제출한 가입신청서의 제가 합격해야 하는 이유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럼 내 자신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주더군요."
오늘은 최근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의 내용을 소개할까 한다. 수험생들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자신만의 일으켜 세우는 방식을 만들고 그걸 다듬어나간다. 물론 그것을 찾기도 전에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이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 꼭 합격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상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54기 최형석 세무사를 합격의 길로 인도 한 3년 전 그 이유를 한번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1) 저는 경주에서 명문으로 불리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와 가정형편상의 이유로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검정고시 후 동기들과 같은 나이에 대학에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정고시 합격 후 3개월의 수능기간으로 제대로 된 공부를 못했습니다. 항상 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원 없이 토할 때까지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기회가 지금 찾아왔고 몸은 힘들지만 공부를 할 수 있는 지금이 정말로 행복합니다.
(2) 고등학교 입학식 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22살에 어머니마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왜 나는 이럴까 생각하며 방황도 많이 하였고, 어머니께 해서는 안 될 행동도 많이 하였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학교를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이정도 학교를 가는게 창피했습니다. 항상 남을 원망하였지만,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세무사에 합격하여 지금에라도 부모님께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고 싶습니다.
(3) 2007년 7월 회계사무소에 입사하여 2달 정도 지났을 때 저와 고등학교 동기인 친구가 세무사가 되어 회계사님께 인사를 왔습니다. 저는 그때의 창피함과 부러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때 나도 언젠가는 세무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항상 책을 가까이 했습니다.
(4) 2014년 6월 초 우연한 계기로 취업특강 강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40여명 앞에서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자기가 원하는 곳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라고 말을 했습니다만 저는 별로 열심히 살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바로 회계원리부터 시작해서 책을 보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대중 앞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앞에 서서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5) 2014년 4월 결혼을 하면서 저의 평생의 동반자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나의 욕심으로,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는 명분하에 6월부터 신혼의 꿈을 없애버렸습니다. 지금도 주말마다 도시락을 싸오는 아내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세무사 합격 외엔 없습니다.
(6) 회계사무소 재직 당시 영세한 환경에서 사업하시는 사장님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종업원의 입장에서 사장님의 입장보다는 저의 고용주인 회계사님의 입장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내가 세무사가 되면 꼭 이 사람들을 도와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을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고 싶습니다.
(7) 공부와 시험엔 항상 타이밍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 달 넘게 하루도 안 빠지고 학교 고시반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회사 연차 또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사용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녁시간에 할 수 있는 강의도 포기했고, 3개월에 한번 세무사회 자격시험 감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헤드헌팅회사에서 오는 이직제의도 전부 거절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다시 또 기회가 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남은 114일간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할 수 있을 때, 기회가 왔을 때 꼭 합격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세무사를 합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서 행동으로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