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동일성 유지와 무관한 50개 물품 가맹점에 구매 강요
마세다린(가마로강정)이 최근 공정위로부터 치킨 맛의 동일성 유지와 무관한 50개 물품을 5년 여간 가맹점주에게 강매한 혐의로 5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3년 연속 매출과 가맹점수가 줄어들며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려 온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말 기준 누적 결손금(42.8억)이 자본금 8.6억원의 5배에 달해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자본금의 64.1%에 해당하는 공정위 과징금까지 물게돼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지난 16일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이 회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5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마세다린은 2012년부터 '가마로강정' 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2012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가맹점주 386명에게 닭강정·치킨 제품의 맛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과 상관없는 50개 품목을 반드시 가맹본부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하다가 적발됐다.
가맹점주에게 특정 거래상대방과 거래하는 것을 부당하게 강제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특히 타이머 냅킨 위생마스크 등 9개 부재료의 경우 가맹계약기간 중 계속해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했고, 계약서에 자신으로부터 구입하지 않으면 상품공급을 중단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기재하여 구입을 강제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쓰레기통 국자 저울 등 41개 주방집기도 가맹점주가 개점을 위해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개점승인을 거부 또는 보류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에게 구입을 강제했다는 것.
그 결과 가맹점주들이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공동구매 등을 통해 약 20~30% 저렴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이 원천 봉쇄됐고,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다는 것이 공정위 측 설명이다.
3년 연속 매출 줄고 적자, 가맹점마저 급감 '설상가상'
그렇다면 마세다린은 왜 이 같은 무리수를 둔 걸까?
치킨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매출 감소와 손익악화 추세가 지속된데다 가맹점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3년간 이 회사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먼저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325.3억원을 고점으로 2015년 249.5억원으로 떨어지더니 2016년엔 190.4억원으로 2014년 대비 41.4%나 급감했다. 2년 만에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손익 또한 2014년 영업이익 12.1억원과 당기순익 6.9억원에서 2015년엔 33.1억원과 32.2억원의 결손을 기록, 적자로 전환됐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져 18.3억원의 영업결손과 26.8억원의 순손실을 시현했다.
그 결과 2014년 16.2억의 이익잉여금을 가지고 있었으나 2015년엔 오히려 15.9억의 결손으로 전환됐고, 2016년엔 누적결손금이 42.8억원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랜차이즈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맹점수 마저 2014년 236개에서 2015년 214개로 22개 줄었고, 2016년엔 165개에 그쳐 1년새 무려 49개나 줄었다.
2년 만에 가맹점이 71개나 줄어들며 2014년 대비 33.2%에 달하는 소비자 최일선 접점이 사라짐으로써 단기간 내 영업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맹본부 마세다린의 갑질로 인해 촉발된 것인지 매출과 손익이 점점 악화함에 따라 이같은 무리수로 이어진 것인지, 그 출발점은 불분명하지만 악순환에 빠져든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가마로강정(마세다린)이 이번 공정위 과징금 부과를 계기로 심기일전해 사업 파트너인 가맹점주와의 신뢰회복과 상생경영을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