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국민소득을 감안해 볼 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휘발유 등 유류에 부과되는 무지막지한 '세금' 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정경제부,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 등 제반세금은 리터당 870원 가량으로 가격대비 세금비중이 62.7%로 OECD평균(리터당 754원, 세금비중 58.7%)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휘발유 등에 붙는 세금은 ▲교통세(본세) ▲부가가치세 ▲주행세 ▲교육세 등 4가지 이며 지난해 전체 국세수입 117조8000억원 중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류 세금을 통해 징수된 조세수입만 총 21조원 규모(전체 국세의 12.8%)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해외 전문지인 Energy Detente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GNI)은 1만2646달러,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1388원인데 반해 미국은 GNI 3만7993달러, 리터당 524원의 휘발유 가격을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도 GNI 3만4287달러, 리터당 휘발유 가격 1131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GNI감안 휘발유가격을 100으로 환산할 때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미국 12.6원, 일본 30.1원으로 각각 8배, 3.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OECD 가입국들의 국민소득(GNI) 수준을 감안했을 때 국내 휘발유 값은 OECD가입국 중 '최고수준' 이다" 라며 "총 에너지원 중 석유의존도가 45.6%에 불과하지만 석유류에 95% 정도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 LPG부탄에 부과되는 세금을 조정해 상대가격비율을 100:75:50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07년까지 매년 7월 상대가격비율을 조정해 궁극적으로 100:85:50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는 "휘발유 세금을 고정시킨 채 경유와 LPG세금을 인상해 가격 비율을 맞추고 있는 것은 에너지 세제개편을 세수증대 방편으로 활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고 지적했다.
대한석유협회는 또 "이로 인해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조4000억원 이상의 세수가 계속 증가해 국민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 이라며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는 등유에 대한 세금을 인하해 서민층 생활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