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신 증가율 6.2%보다 1.7%p 높아
대형은행에선 NH농협은행 증가율 8.6%로 가장 높아
◆…자료=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은행 18개사
정부가 시중은행들에 대해 강한 톤으로 가계부문 대출을 줄이라고 권하고 있지만 실제 은행들의 가계부문 여신은 지난 1년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의 가계부문 여신 증가율은 되레 총여신 증가율보다 높은 편이어서 금융당국이 뭐라고 해도 시중은행에게는 '말발'이 서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세일보가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은행의 가계부문 여신은 645조5518억원으로 전년동기의 598조3585억원에 비해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들의 총여신은 1657조662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560조4529억원에 6.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들의 가계부문 여신 증가율이 총여신에 비해 1.7%포인트 높은 셈이다.
가계부문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들의 가계부문 여신 비중은 총 여신의 38.9%에 달하고 있고 전년동기의 38.3%에 비해 0.6%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부문의 대출이 늘어나고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면 가정의 살림살이는 더욱 핍박해지지만 은행에게는 고금리로 인해 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 시대에서는 가계부문 대출이 늘면 자연 회수 불가능한 부채가 늘어나 자칫 은행의 부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은행권이 일거에 가계부문 대출을 막으면 기존 은행 거래자들은 제2금융권과 사금융에서 대출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금리 폭탄'에 처해질 수 있고 사회적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의 가계부문 대출이 가장 많이 늘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9월 말 가계부문 여신이 91조8152억원으로 전년동기의 84조5287억원에 비해 8.6% 늘었다. 반면 총여신은 201조141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93조2852억원보다 4.1% 증가해 가계부문 여신 증가율이 총여신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가계부문 여신 증가규모가 7조2865억원에 달한 반면 같은 기간 기업에 대한 여신 증가액은 58억원에 불과해 NH농협은행은 가계부문의 대출 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부문 여신이 126조846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21조6644억원에 비해 4.3% 증가했다. 총여신은 245조9129억원으로 전년동기 232조7794억원 대비 5.6% 늘었다.
IBK기업은행은 가계부문 여신이 31조443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0조6738억원에 비해 2.5% 늘었고 총여신은 194조861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85조8825억원보다 4.8%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가계부문 여신이 96조7702억원으로 전년동기의 95조4008억원보다 1.4% 늘었고 총여신은 216조770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210조1973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은행들의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부문 여신과 총여신을 보면 KEB하나은행이 98조4569억원(+8.3%)과 219조9534억원(+8.9%), 우리은행이 104조4337억원(+5.1%)과 219조6681억원(+2.3%), KDB산업은행이 1조9302억원(-23.2%)과 126조9176억원(-1.1%)으로 나타났다. 괄호안은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이다.
이어 부산은행이 10조7194억원(+8.5%)과 40조35억원(+2.7%), 대구은행이 9조3918억원(+7.2%)과 35조5294억원(+5.5%), 한국씨티은행이 11조7845억원(-3.2%)과 24조7326억원(-2.5%), SC제일은행이 24조5288억원(+14.4%)과 37조1798억원(+10.3%)으로 집계됐다.
또 경남은행이 9조8437억원(+19.0%)와 29조6364억원(+5.7%), 광주은행이 9조1749억원(+31.0%)과 18조8899억원(+8.5%), 전북은행이 5조9466억원(+40.3%)과 13조4961억원(+13.1%), 제주은행이 1조9237억원(+20.4%)과 4조5567억원(+9.6%)으로 조사됐다.
수협은행은 가계부문 여신이 7조2268억원과 총여신 25조964억원, 카카오뱅크는 총여신과 가계부문 여신이 같은 2조6595억원, 케이뱅크는 총여신과 가계부문 여신이 모두 6563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세일보는 국내 은행 18개사에 대해 지난해 9월 말 현재 순이자이익을 기준으로 순위를 분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