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그동안 이들은 대선 패배 후 당 대표로 복귀해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이 어떤 전략을 펴고 몇 점짜리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우선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집권당이었다는 오명을 씻어 내기 위해 친박 지우기에 앞장서며 꼬리표 떼기에 사활을 걸었고, 마침내 '홍준표 사당화'라는 당내 논란 속에서도 혁신위원회와 당협위원장 물갈이 등을 밀어부치며 어느 정도 매듭을 지었다.
이 과정에서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 막말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흩어진 보수인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을 복당 조치하며 몸집을 늘렸고 여당을 불과 5석 차이로 바짝 추격하며 위협,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홍 대표는 최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굴레에서 벗어났다. 이후 홍 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로 당을 정비하며 1야당의 날을 더욱 뾰족하게 세우고 있다. 특히 홍 대표는 보수야당 특유의 선명성인 안보 등을 앞세워 대여전선 공세를 끌어올리며 이번 지방선거를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는 데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 대표는 2일 당 시무식에서 "당대표로 취임한 후에 혁신에 우혁신을 계속했다.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친박 핵심들을 쳐내고 당협위원장 73명을 교체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혁명적인 당 혁신이다. 이제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 지방선거도 이길 것이다. 이기는 공천을 하고 이기는 선거를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의미있는 성적표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10년 여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 선거는 지난 보수정권을 심판하는 성격이 강해 여당 쪽에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지지율도 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당은 '인물'을 내세운 지방선거 전략을 펴고 있지만 후보로 공들였던 이들이 줄줄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한 차례 스텝이 꼬인 상황이다. 홍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섰지만 인물난을 어떻게 해소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홍 대표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안 대표는 대선 패배 후 110일만의 중앙 정치에 복귀하면서 당에서 '죄인' 등 온갖 비판 속에서도 전당대회에서 당당히 과반을 얻으며 당대표로 화려한 복귀 신고를 마쳤다.
이후 안 대표는 개혁 정당을 표방하며 당내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표직을 걸면서까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큰 고비를 우여곡절 끝에 넘기면서 전당대회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자신의 정치 생명을 지방선거에 올인한 것이다.
안 대표는 전날 시무식에서 "합리적인 개혁세력의 힘을 모아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통합절차가 순조롭게 잘 마무리 되어야 한다"면서 "당 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연말 전 당원투표를 통해 당원의 의사를 명백히 확인했다. 이제 좌고우면하지 말고 당이 혼연일체로 통합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대표에게는 지방선거 이전 전당대회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통합 찬성파는 당헌이나 일부 시행 세칙 등을 개정하거나하는 등의 우회적인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경우 통합 반대파들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통합 의미와 시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등의 비관론이 속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