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최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미국이 한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고위 외교관이 한·미 사이의 신뢰 등등을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주제넘은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침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현안점검회의에서 야치 차관의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야치 차관 발언은 사실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외교 관례상 있을 수 없는 무례한 처사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번 발언은 향후 한·일 관계를 위해서도 묵과할 수 없으므로 일본 정부는 책임있는 관료의 무책임한 언동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25일) 외교부에서 일본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이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한·일 정성회담 성사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일단 일본의 조치를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야치 차관은 지난 11일 일본을 방문한 유재건 열린우리당 의원 등 우리 나라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미국이 한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도 한국과의 정보 공유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