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6개 기관이 공동 개최한 '증권집단소송제도, 어떻게 정착시켜야 되나?'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회계사회 문택곤 상근부회장은 이같이 주장했다.
문 부회장은 또 "증권거래법상 감사인이 변제자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책임정도와 관계없이 소송의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책임상 비례책임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주제발표를 한 삼정회계법인 서지희 상무 역시 "일반감리제도는 폐지하되 우리나라 회계기준의 특성을 고려해 감리방향을 회계오류의 사전예방을 위한 기획감리 형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상무는 "감리결과로 지적하는 위법행위의 정의를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에서 '중요한 사항에 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사항'으로, '회계감사기준 위반행위'는 '감사의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을 기준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제도와 관련 "'법인의 내부감시장치의 가동현황에 대한 회계감사인의 평가의견서'를 사업보고서 첨부서류에서 제외하고, 감사인의 검토보고서를 집단소송 대상 공시서류에서 제외하는 등 정비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창현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는 주제발표에서 기업현실과 부합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증권거래법 등 실체적 사항의 보완이 시급하다며 "현행법상 유통시장에서의 입증책임은 피고에게 전환되고 있으나, 미국 및 일본과 마찬가지로 원고에게 입증책임을 부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해배상액의 법정액(추정액)은 현행법상 변론종결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이 경우 상당기간이 경과한 후이기 때문에 부실기재 이외에 많은 요소들이 時價에 반영되므로 미국과 일본처럼 소제기 할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토론자로 나선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기업들은 증권집단소송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정부 및 국회에서도 향후 증권집단소송제도를 시행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져 기업에게 무거운 부담이 되거나,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들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제도들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안상돈 부장검사는 "증권관련집단소송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남소 등 집단소송제도의 폐해 방지를 위한 노력과 동시에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등 제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먼저 증권거래법상 손해배상액 산정기준, 유통시장에서의 부실기재 관련 손해배상규정의 재정비 등 실체법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과거분식에 대해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적용이 유예된 것을 십분 활용해 과거분식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장상균 부장판사는 "증권집단소송은 손해액을 산정하는 문제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주당 손해액 산정은 구성원별로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총액방식의 손해액 산정을 보충적으로 허용하고, 피해주식수 산정은 치밀한 분석을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거래현실을 잘 반영하는 모델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황이석 교수는 "증권집단소송의 도입으로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지배주주, 이사회, 감사위원회, 회계법인, 사내외 법률자문단 모두 이제까지는 경험하지 않았던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지배주주 뿐만 아니라 회계법인의 최고경영층도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기규제를 통해 외부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보다 성숙한 자본시장으로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