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후속조치는 '파기' 표현 없는 파기?…日,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예의주시

◆…신년 기자회견 [사진: MBN]

일본 언론이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발표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10일 오전의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NHK방송은 강 장관이 전날 발표한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소식을 전하며 "한일 합의에 기초해 일본이 지급한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외무성 간부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한국측의 의도가 불명확한 상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언급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결국 골대가 움직였다"며 "재협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노력과 사과'를 촉구했고 일본이 지급한 10억엔은 공중에 붕 떴다. 일본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목표로 한 합의정신은 풍전등화"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불쾌감을 토로했다. "스스로 완수해야할 약속은 뒤로 하고, 일본에게 새로운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제 와 (합의를) 뒤집는 것은 그동안 한일 합의를 집요하게 반대해온 시민단체에 영합하는 것"이라고 사설에 적었다.

아사히신문 역시 "전일 발표로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문제가 해결되는지 의문"이라며 "청와대가 한일관계, 정치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도 "한일 합의가 의미를 잃었다"며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라며 이번 발표를 사실상 재협상 요구로 해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양국이 확인한 합의의 근본을 부정하고 있다"고 한국을 비난했다.

한편 한국의 JTBC는 전날 강 장관의 발표에 대해 "'파기'라는 표현이 쓰이지는 않았지만 기존 합의의 핵심을 대부분 이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박근혜 정부 당시 발표한 위안부 합의의 핵심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 즉 위안부 문제를 앞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과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을 우리가 받는다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번에 발표된 후속대책이 "핵심 두 가지를 모두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전했다.

강 장관의 "위안부 합의는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일본이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발언은 불가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또 10억엔에 대해서도 강 장관이 직접적으로 '반환'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지 사실상의 반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 정권의 합의에 대한 '파기 표현 없는 파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