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통합의 위기가 문제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개회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언론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며 언론개혁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의제선정의 책임감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문이 미래를 말할 때 신문들은 희망을 갖게 되고 신문이 불신과 증오를 말하면 사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한편으로는 평화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량살상 무기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의혹을 부풀려 불신을 조장하고, 그 결과로 국가간 대결을 부추기는 일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문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며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위기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신문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권력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신문은 공론의 장에서 가장 잘 짜여진 조직으로 제도적인 집행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정부보다 취약하지만 국가나 공동체의 의제를 주도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런 점에서 언론 권력의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언론인의 윤리적인 자세와 절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의사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내부구조를 갖추고 있을 때 신문은 민주주의의 당당한 주체로서 우리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할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정한 지배집단의 가치나 이해관계에 치우친 언론이 시장을 지배하면 사회적 약자의 이익은 설 땅을 잃게 된다"며 "다양하고 균형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