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주한 美대사 낙마…"백악관 강경파 코피 터뜨리기 반대가 주요 이유"

◆…빅터 차 낙마 [사진: 연합뉴스TV]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주한 미국 대사 지명이 철회됐다. 주요 이유는 북한 핵시설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백악관 강경파와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면서 차 석좌의 낙마는 제한적인 대북 타격,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전략에 대한 반대가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차 석좌는 지난달 30일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취소된 사실이 공개된 직후에도 워싱턴포스트에 "북한 핵시설에 대한 예방적 공격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 못한다"고 밝혔다.

세계정책연구소(WPI)의 조너선 크리스톨 연구원은 이날 CNN 기고글에서 "차 석좌의 세밀하고 정제된 대북정책 처방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톨 연구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고 미국 쪽에 더 나은 거래를 위해 재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차 석좌가 이에 반대하며 미국이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차 석좌 낙마의 배경을 추가했다.
 
민주당의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은 "상황 전개가 우려스럽다. 외교의 후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1년이 넘도록 주한 미 대사 자리가 공석이라는 사실은 동맹들에게 좋지 않은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