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벙어리 외교', '무책임한 정권'이라며 외교·안보 공세를 퍼부었다.
보수정당 특유의 안보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워 보수층 결집과 함께 이슈 선점 등을 통해 존재감 부각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세계적인 축제인 평창 올림픽을 지나치게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민낯만 보여줄 수 있는 형편없는 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보이콧 한 것과 관련, "민주당은 과연 평창 올림픽을 치러내는 집권당의 모습을 갖추었는 지 국민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힐난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정부의 적폐청산을 에둘러 겨냥, "문재인 정권이 한국당 의원을 때려잡고 있다"면서 "정치적 보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난 보수정권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을 중단해야 협조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루가 다르게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가 확산하고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코피 전략(제한적 정밀타격)의 실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못했다. 어쩌려고 이러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의 벙어리 외교는 국제 사회의 잘못된 신호만 주고 우리 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며 "북한의 할 말은 해야 하고 지켜야 할 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일갈했다.
안 대표는 "우리 스스로 대북 제재의 원칙을 확고히 지키고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반한 긴밀한 공조와 대응을 이어나가는 것이 최고의 전술이자 최선의 방어선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바른정당 역시 "북미대화를 통해서 북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궤를 같이했다.
유승민 대표는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에게는 지금 핵미사일 문제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등 자꾸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불신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북한에 대해서는 한없이 아부하고 미국과 멀어지기로 작정했다면 평창 이후는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무책임한 정권이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