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인한 폐해가 급증하면서 강화되는 듯 했던 세계 각 국가의 규제가 잠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IT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지금까지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은 돈을 들이지 않고 채굴하기 위해 개인의 PC나 모바일 장치에 악성코드를 심는 정도에 그쳤으나 이제 국가 기간 망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국가 인프라망 보안 전문회사 레디플로우(Radiflow)에 따르면 가상화폐 채굴 업자들이 채굴장치의 수와 성능을 향상하고 채굴장 운영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유럽의 수도시설을 운영하는 네트워크(모니터링 및 제어)에 멀웨어를 심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레디플로우는 “이들 악성코드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중이지만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만은 확실하다”며 “악성프로그램이 시스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실행되면서 가상화폐 모네로를 채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해커들은 인프라망 소프트웨어에 설치된 보안 프로그램이나 기타 보안 소프트웨어를 탐지해 이를 작동하지 않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중요한 국가 재난이나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멀에워 작동으로 인한 프로세서나 네트워크의 대역폭 사용량을 급증시킴으로써 기간망 운용을 위한 응용프로그램의 정지, 일시 중지 또는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 제어 전문 레드팀 시큐리티(RedTeam Security)의 컨설턴트 마르코 까르다치(Marco Cardacci)는 “일반 사용 환경에서 멀웨어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산업제어 시스템에 가상화폐 채굴용 멀웨어의 위험을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채굴 업자들의 주요한 관심은 산업용 제어 시스템이 높은 프로세서 가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실제 채굴이 이뤄진다면 그로 인한 영향은 사회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레디플로우의 일란 바르다(Ilan Barda) 최고경영자는 회사의 네트워크, 특히 인터넷에 노출되지 않는 내부 네트워크의 경우 악의적인 채굴 프로그램을 발견하는 것은 정말 우려 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사례도 적발됐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자 몇 명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국가의 특급 비밀이라 할 수 있는 연구 및 핵탄두 시설 통제용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다 채포되었다.
네트워크 방산회사 멀웨어바이츠(Malwarebytes)의 악성코드 인텔리전스 분석가 제로미 세구라(Jérôme Segura)는 “가상화폐 열풍은 어디서나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라며 “최근에 발견되는 악성코드들은 단순이 암호를 훔치거나 랜섬웨어로 공격하는 정도가 아니라 모듈을 완전히 바꾸는 방법으로 채굴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인프라 시스템을 이용하는 행위는 재정적인 동기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물리적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재앙적 결과가 초래되기 전에 각국 정부는 보안강화와 함께 가상화폐 근절을 위한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