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평균 총보수비용률 1.47%·비계열사는 1.61%
하이투자·하나금투·KB·신한금투·미래에셋 비계열사 보수가 더 커
국내 주요증권사 가운데 비계열사와 계열사간 펀드보수비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교보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증권사의 작년 11월 말 기준 국내외 주식형펀드 총보수비용률(TER)은 계열사펀드가 비계열사에 비해 평균 0.14%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상당수에서 계열사에 대한 펀드보수비용을 비계열사에 비해 낮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증권사들이 계열사로부터 적은 수수료를 받아 자기 식구를 밀어주는 부당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펀드 총보수비용률(TER)은 운용과 판매보수, 수탁료, 사무관리비 등의 보수에다 회계감사비용, 세금 등 기타 관리비용을 더한 것을 말한다. TER이 낮을수록 수익률은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에 있어 중요한 투자고려 요소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증권사 가운데 주식형 펀드 총보수비용률에서 계열사 펀드와 비계열사 펀드의 차이가 가장 큰 회사는 교보증권으로 0.78%p에 달했다. 이어 신영증권(0.41%p), 메리츠종금증권(0.36%p), IBK투자증권(0.31%p) 등의 순이었다.
NH투자증권(0.26%p), 대신증권(0.21%p) 등이 0.2%p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또 키움증권(0.13%p), 삼성증권(0.07%p) 등은 업계 평균 TER 차이를 밑돌았다. 유진투자증권(0.04%p), 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0.01%p) 등은 0.01~0.04%p의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다.
교보증권의 경우 계열사 펀드 TER는 0.84%로 업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비계열사분 펀드 TER인 1.62%의 절반 수준으로 둘의 차이는 0.78%p의 큰 격차를 보였다. 계열사와 비계열사 TER 차이가 가장 적은 한국투자증권·하나투자증권(0.01%)보다 무려 0.8%p 차이가 나는 수치이다.
특히 이 회사의 계열사 총보수비용률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0%대를 나타냈는데 증권사 평균인 1.47%보다 0.63%p 차이가 났다. 만약 한 고객이 교보증권 계열사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경우 비계열사보다 보수비용 차이로만 63만원의 수익을 더 얻는 셈이다.
신영증권의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TER 차이는 0.41%p로 2위권을 나타냈다. 이 회사의 계열사 TER은 1.30%로 교보증권,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비계열사분 TER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1.71%로 조사돼 계열·비계열사 간 TER 격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계열사와 비계열사 분에서 각각 1.28%, 1.64%의 TER를 나타냈다. 계열사 TER은 업계 평균보다 0.19%p 낮았으며 비계열사 분은 0.03%p 높았다.
IBK투자증권 역시 0.31%p의 계열사·비계열사 보수차이를 나타내 상대적으로 차이가 컸던 편에 속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비계열사보다 계열사에 더 높은 보수를 책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투자증권(0.01%p), 하나금융투자(0.02%p), KB증권(0.07%p), 신한금융투자(0.13%p), 미래에셋대우(0.15%p) 등은 계열사 펀드 TER이 비계열사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는 계열사 펀드의 TER이 1.70%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보수비용률은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비계열사 펀드에 비해 계열사 펀드의 보수를 낮게 책정하는 것을 두고 계열사에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비계열사와 계열사의 TER 차이는 공모펀드보다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주식형보다 채권형의 경우 운용상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계열사 펀드 수수료를 저렴하게 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으로 계열사 펀드를 밀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은 계열사 펀드판매 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은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