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후 1년 연금저축계좌 유지율은 미래에셋대우 하위권
3년 유지율은 펀드온라인코리아 가장 높아, 삼성증권 꼴찌
연금저축 세액공제는 과세이연 성격…세금 완전 면제 아냐
주요 증권사 가운데 노후대비 재테크 금융상품인 연금저축펀드의 가입 1년 후 가장 높은 해지율을 보인 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의 펀드 가입자들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절반 상당이 해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펀드 계좌 유지건수 1만건 이상 증권사 중 가입 후 1년 유지율이 가장 낮은 곳은 미래에셋대우(86.20%)였다. 이어 펀드온라인코리아(87.57%), 하나금융투자(89.02%) 등이 업계 평균치(91.66%)을 하회했다.
삼성증권(92.19%), 한국투자증권(93.52%), 대신증권(93.57%), 신한금융투자(94.27%)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유지율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96.91%로 가장 높은 연금저축펀드 계좌 유지율을 보였다.
조사대상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계좌 유지건수는 39만5983건으로 전년 35만5652건 대비 16.51%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의 유지건수는 1년 새 4만331건이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전년 대비 11.05% 늘어난 14만9654개의 계좌를 유지했다. 이는 펀드계좌 유지 상위 8개 증권사 전체 계좌 유지건수의 37.79%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회사의 1년 계좌유지율은 86.20%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계약 유지율이 가장 양호한 NH투자증권보다 10%p 넘게 낮은 수치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금저축펀드계좌 해지율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펀드들은 가입 후 5년이면 30%, 7년이면 절반 정도가 해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저축펀드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인 5년 이내 가입자 10명 중 3명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중도해약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1년 펀드계좌 유지율 87.57%로 두 번째로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다만 3년 유지율에서는 98.14%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의 연금저축펀드 유지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2만 9984건으로 전년 말 1만 5072건보다 1만 4912건이 증가하는 등 99%의 압도적인 증가율을 선보였다. 같은 기간 연금 유지건수 상위 8개사의 증가율 평균은 16.51%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2017년 한해동안 타사 등에서 거래하던 연금펀드가 이전한 비중은 64.5%, 신규개설 비중은 35.5%데 달하는 등 이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서 3년 펀드계좌 유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2016년까지 4만건에 가까운 연금저축펀드 유지건수를 기록했던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유지건수가 1만9274건으로 1년 새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2016년의 수치는 기존 개인연금펀드까지 연금저축펀드 계좌 유지건수에 합산된 것으로 표시됐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유지건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1년 펀드계좌 유지율에서 평균보다 높은 92.19%를 나타내 중위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3년 기준으로는 10%p나 감소한 80% 초반대의 유지율을 기록해 업계 최하위까지 내려앉았다. 다만 유지건수가 1년 동안 14.22% 증가한 것은 위안거리였다.
한국투자증권는 1년 유지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대신증권을 앞섰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유지건수는 전년 대비 28.91% 증가한 8만 333건을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대형 증권사들과 함께 연금저축펀드 유지건수 상위권을 형성했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6.47% 증가한 4만 5775건의 계좌 유지건수를 나타냈다. 특히 이 회사는 1년 유지율에서 96.91%로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다만 3년 유지율에서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점은 옥의티였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연금저축펀드 계좌 유지율에서 가입 후 1년 기준으로 대체로 90% 이상의 유지율을 보였지만 3년 기준 유지율에서는 80%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는 1년과 3년 펀드계좌유지율 모두 업계 평균치를 상회한 기록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세제혜택만을 강조하는 등 연금저축펀드 가입자 유치에만 집중해 시간이 갈수록 해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후관리에 소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연금저축에 가입후 중도해지하거나 일시금으로 받으면 16.5% 기타소득세를 낼 수 있는 만큼 해지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형식적인 안내보다는 투자자가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세법 전문가는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혜택은 사실 절세혜택이라기 보다는 현재 내야하는 세금을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통해 연금수령시 부담하게 하는 과세이연의 성격으로 세금부담을 완전히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